[부산/경남]부산지역 3개업체 장애인 고용에 앞장

  • 입력 2001년 4월 11일 22시 52분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부산지역 3개 기업이 장애인들에게 취업의 문을 활짝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94년 4월 장애인들이 공모주 형식으로 돈을 모아 전국 처음으로 문을 연 렌터카업체인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녹색곰두리. 전체 20명의 직원 중 15명의 장애인들이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등을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보조장치를 장착한 차량 25대를 운전하며 회사를 꾸려왔다. 사업 초창기에는 '장애인만 타는 차'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장애인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더 넓히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는 제화업체로 업종을 변경했다. 현재 15명의 장애인들이 하루 평균 30켤레 정도 신사화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안에 등산화와 안전화 생산시설을 갖춰 100여명 이상의 장애인을 더 고용할 계획이다.

97년 출발한 부산 사하구 장림동 택시회사인 ㈜동승교통(113대)은 225명의 종업원 중 85명이 장애인 기사다. 회사측은 장애인들이 아무런 불편이 없이 운전을 할 수 있도록 40여대의 차량을 개조했다. 오른쪽 다리가 없으면 왼쪽 다리로 가속 페달을 밟을 수있도록 했고, 두 다리가 없으면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월급은 일반기사 월급에서 장애인특별수당 4만원을 더 준다.

이 회사 장민호(章敏浩·39)사장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제대로 못쓰는 2급 지체장애인. 장사장은 구두방 비디오방을 운영하면서 모은 돈으로 이 회사를 인수했다. 장사장은 장애인 고용의 '효시'가 된 녹색곰두리의 사장도 겸하고 있다.

97년 '올해의 장애극복상'을 받기도 한 장사장은 "장애인들의 일에 대한 의욕은 일반인들보다 강하다"며 장애인 고용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74년 플라스틱 완구류 생산업체로 설립된 부산 사하구 신평1동 ㈜대성토이즈(대표 이석재.李碩宰·63)도 110명의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52명이 장애인.

대성토이즈가 장애인을 처음 고용한 것은 지난 95년4월. 사장 이씨가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요청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1, 2명씩 고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회사측은 의료시설과 체력단련장 등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은 물론 장애정도와 체형에 맞는 작업대를 만들었으며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장애인전담 여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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