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엔-달러 상승 둔화... 시장개입 '약효'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45분


외환당국이 3일 연속 시장개입을 한 이후 원―달러환율이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엔―달러환율의 상승세가 다소 꺾인 상태이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은 추가로 1310원대까지 떨어진 뒤 재반등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9.10원 떨어진 1325.00원으로 마감해 지난 4일 1365.20원으로 치솟은 이후4일만에 40.20원이나 떨어졌다. 환율하락에 힘입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의 금리도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6.40%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환율을 큰 폭으로 끌어내린 일등공신은 역시 외환당국의 물량개입이었다. 외환딜러들에 따르면 6일, 9일, 10일 3일 연속 이뤄진 물량개입으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달러를 사들이려는 세력들이 위축됐다는 것. 덩달아 은행들도 추가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손절매하면서 환율하락을 부추겼다.

이날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없었지만 언제 또 다시 개입물량이 나올지 모른다는 분위기 때문에 ‘외환당국의 재채기에도 움찔하는’ 형국이었다고 외환딜러들은 전했다.

엔―달러환율이 당초 시장의 예상과 달리 진정되고 있는 것도 원―달러환율의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엔―달러환율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부활절휴가를 앞두고 이익실현을 위해 보유달러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123엔대 후반과 124엔대 초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은 또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사흘만에 1800억원 가량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달러 공급요인으로 작용해 환율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외환은행 이정태딜러는 “원―달러환율이 1310원대에서 바닥을 확인한 후 재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상승기대 심리는 한풀 꺾인 느낌”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11일자 주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외환시장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환율급등세가 진정되겠지만 당국의 개입이 원―달러환율 상승추세를 반전시키는데 부족하다”며 “1개월후 1360원, 3개월후 1400원인 환율전망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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