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불안한 채권 '시스템'으로 승부한다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34분


국고채 수익률이 요동치면서 채권형펀드에도 돈을 맡기기가 불안해졌다. 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도 ‘금리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 회사가 제시한 이자를 다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처럼 금리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펀드매니저 혼자로는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얼마전부터 이같은 위험을 체계적으로 줄일 수 있는(헷징) 시스템펀드가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반주식형펀드에서 선물 옵션으로 주가하락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것과 유사한 것.

▽채권형 시스템펀드란〓채권은 예전보다 거래가 많이 활성화됐지만 주식보다는 유동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한번 금리가 폭등해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매매를 통해 평가손을 만회하기가 매우 어렵다.

시스템펀드는 금리상승에 대비해 손실허용범위를 미리 정해놓고 손실폭이 한계치에 근접하면 장기채를 팔고 단기채를 매입해 전체적인 채권만기를 짧게 조정한다. 채권만기가 많이 남아 있으면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폭이 훨씬 크기 때문. 또 국채금리선물을 활용해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될 경우 선물을 팔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선물을 매수해 수익률을 최대한 방어한다.

유리에셋은 주식 및 파생상품의 시스템트레이딩처럼 채권매매신호를 컴퓨터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시스템 매매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한편 일반채권형펀드도 부분적으로는 금리선물을 통해 헷징에 나서지만 체계적인 포트폴리오관리 및 헷징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수익률방어에 한계가 있다.

▽절대로 맹신은 금물〓시스템펀드는 탄력적인 만기조정과 금리선물 등으로 수익률을 지키지만 100% 완전한 헷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소한 원본은 보존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며 손실폭이 작다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시스템펀드를 고를 때도 일반채권형펀드를 선정할때와 유사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먼저 가입시기가 중요하다. 실세금리가 1% 상승하면 펀드수익률은 보통 2.7% 포인트 가량 하락한다. 금리변동폭이 적거나 하향안정기에 가입하는 것이 첩경이다.

담당펀드매니저의 과거성과를 점검하고 운용사에 헷징시스템이 갖춰져있는지도 봐야 한다. 최근에는 원본보존형 펀드도 나오고 있다. 즉 80% 이상 채권에 투자해 기간경과에 따른 이자수익으로 원금은 보장받고 나머지 10%를 주가지수선물 옵션과 금리선물에 전문적으로 투자해 추가수익을 얻는 것. 채권형시스템펀드처럼 원본손실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나온 상품이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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