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애리조나

  • 입력 2001년 3월 13일 14시 00분


1. 스토브리그 정리

애리조나는 지난 시즌부터 재정적인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어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수 없었다. 따라서 거물급 선수를 영입해 팀전력을 강화시키기 보다는 기존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쪽으로 촛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는 사령탑의 교체. 애리조나는 벅 쇼울터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팀의 전속 해설가였던 밥 브랜리를 선택했다. 그러나 브랜리가 메이저 감독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은 일말의 불안감을 주고 있다.

이렇듯 비교적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냈지만 전체적인 팀 전력은 지난시즌보다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투수력에서 손실을 없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애리조나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애리조나는 커트 실링과 연장계약을 맺었을뿐만 아니라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던 아만도 레이노소와도 재계약에 성공해 지난시즌의 투수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마크 그레이스와 래지 샌더스 등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하며 1루와 외야 포지션을 보강한 것도 팀전력에 큰 도움을 주었다.

반면 팀을 떠난 선수로는 친정팀인 토론토로 복귀한 좌완 셋업맨 댄 플리삭과 일본으로 건너간 내야수 알렉스 카브레라가 전부. 케테랑 플리삭의 공백은 아쉽지만 불펜진 전체에 영향을 끼칠만큼 대단한 전력의 손실은 아니었다.

2. 예상 라인업

토니 워맥 (유격수)

제이 벨 (2루수)

루이스 곤잘레스 (좌익수)

맷 윌리암스 (3루수)

스티브 핀리 (중견수)

마크 그레이스 (1루수)

래지 샌더스 (우익수)

데미안 밀러 (포수)

선발 투수

랜디 존슨

커트 실링

브라이언 앤더슨

토드 스톨트마이어

아만도 레이노소

마무리 투수 - 맷 맨타이

3. 애리조나의 강점 - 1, 2 피칭 펀치

애리조나의 최대 장점은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으로 대표되는 안정된 선발진. 이들과 함께 브라이언 앤더슨, 아만도 레이노소 그리고 부상에서 복귀한 토드 스톨트마이어로 짜여진 로테이션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힐만큼 탄탄함을 자랑한다.

존슨과 실링은 설명이 필요없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1-2 피칭 펀치로 평가받는 선수들. 비록 지난시즌에는 실링이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해 그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시즌에는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시즌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앤더슨은 정교한 컨트롤을 주무기로 올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며 아만도 레이노소도 최소한 10승 이상은 기록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지닌 선수이다.

팀선발진의 유일한 불안요소는 스톨트마이어의 존재. 스톨트마이어가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고 얼마나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스톨트마이어는 애리조나로 이적한 이후 고질적인 팔꿈치 때문에 단 1번도 20경기 이상 선발등판하지 못했다. 지난시즌에도 전반기에 8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한 듯 보였으나 후반기 들어 여전히 팔꿈치가 말썽을 일으켜 결국은 재발을 방지하는 수술을 받아야했다.

스톨트마이어에게 한가지 다행인 점은 수술후 결과가 좋다는 점. 스톨트마이어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로테이션에 꾸준히 가담해 준다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맷 맨타이가 주전 마무리로 복귀한 것도 애리조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맨타이가 지난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모습(13세이브, 방어율 1.93)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애리조나로서는 마무리투수 문제로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4. 약점 - 라인업의 고령화

새롭게 영입된 마크 그레이스와 래지 샌더스는 올시즌 팀의 주전 1루수와 우익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애리조나 라인업은 전원 30대의 선수들로 구성되게 된다.

토니 워맥(31세), 제이 벨(35세), 루이스 곤잘레스(33세), 맷 윌리암스(35세), 마크 그레이스(37세), 스티브 핀리(36세), 래지 샌더스(33세), 데미안 밀러(31세).

이렇듯 선수들의 고령화는 팀타선의 짜임새를 급격히 떨어트리고 있다. 실제로 99시즌 리그 1위였던 애리조나의 득점력이 지난시즌에 리그 10위권으로 추락한 것도 이런 고령화에 따른 부작용이 절대적인 원인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벨이나 윌리암스, 그레이스, 핀리 등 30대 중반을 넘어선 선수들은 서서히 전성기가 지나면서 하향세가 두드러진 모습을 지난시즌에 여실히 보여주어 올시즌 이들의 활약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다.

애리조나에게 더욱 더 뼈아픈 것은 이들을 대신할만한 젊은 선수들이 마땅치 못하다는 점이다.

팀의 팜에는 올시즌에 빅리그로 올라올 만한 타자 유망주가 없는 형편이며 트레비스 리는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되어 버렸다. 에루비엘 두라조는 그레이스의 영입으로 인해 출장기회가 줄어들 것이고 대니 바티스타나 제이슨 콘티, 롭 라이언은 주전으로 뛸만한 능력은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다.

올시즌에도 여전히 고전이 예상되는 애리조나의 라인업이다.

5. Key Player - 커트 실링

지난시즌 실링은 실망스러웠다. 전소속팀인 필라델피아에서도 그랬고 애리조나에 이적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2000시즌 - 11승 12패, 방어율 3.81

필라델피아 - 16경기, 6승 6패, 방어율 3.91

애리조나 - 13경기, 5승 6패, 방어율 3.69

비록 3점대 후반이기는 하지만 3점대 방어율이면 좋은 성적이다. 그리고 5할대 승률에는 못미치지만 승수도 두자리수를 기록했다. 보통 투수같으면 좋은 성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 성적의 주인공이 커트 실링이라는 사실이다.

애리조나 이적한 이후 방어율은 좀 더 끌어내렸지만 11승의 승수는 실링의 이름값으로는 부족한 수치이다. 특히 애리조나가 실링의 영입 이후 그에게 걸었던 기대를 고려한다면 애리조나에서의 투구 내용에도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

애리조나가 올시즌 실링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하다. 그것은 존슨과 실링의 존재가 애리조나에게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톨트마이어의 활약 여부가 불투명한 현상황에서 실링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애리조나의 노쇠한 타선은 실링에게 많은 득점지원을 해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필라델피아 시절 실링은 빈약한 득점지원에도 불구하고 15승 이상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애리조나는 그러한 실링의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6. 2001시즌 전망

애리조나가 속해있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는 올시즌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이다. 어느 한팀을 지구 우승후보라고 선뜻 말할 수 없을만큼 각팀마다 전력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애리조나는 올시즌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밥 브랜리의 경험도 미숙한데다 재정적인 문제로 뚜렷한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점도 이러한 예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버티는 투수력은 리그에서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을만큼 안정적이지만 팀타선의 중량감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노장선수들이 많아 팀이 노쇠화되어 있다는 부분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애리조나의 팀분위기만큼은 현재 최고조에 달해있다. 존슨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구단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연봉의 일부분을 나중에 받겠다고 선언했고 구단 역시 존슨에 대한 옵션 계약을 미리 수용하는 등 어느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팀의 강점인 투수력이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애리조나는 다시 한번 지구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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