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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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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부전공 자격을 얻은 일부 교사들의 ‘엉터리’ 영어 실력을 보여주는 답안지 기사가 나간 후 기자는 독자들의 E메일에 답장하느라 7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도저히 기사 내용을 믿을 수 없다’ ‘놀라울 뿐이다’ ‘우째 이런 일이…’ 등등 놀라움을 생생히 담은 짧은 글들이 많았다. ‘unbelievable!(믿을 수가 없군!)’이라며 해외에서 날아온 메일도 있다.
‘그 교사들이 있는 학교가 어디냐’ ‘다른 과목 시험지도 공개해 달라’며 속보(續報)를 요구하기도 하고 ‘모르는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얼마나 답답하겠느냐’며 무료 영어지도를 제의해 오기도 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됐는지 오후 들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메일이 많이 왔다.
대개 ‘교사들 전체가 불신받지 않도록 교원 양성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 또는 ‘교육부는 학생들 입장에서 정책을 시행하라’는 주문들이었다.
하지만 교원 양성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직무 연수 강화’라는 땜질식 처방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날도 “부전공 과목을 지도하는 교사가 몇 명이나 되느냐”는 기초적인 질문에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 소관”이라고 했고 시도교육청은 다시 지역 교육청으로 떠넘겼다.
‘강화’된 직무 연수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교사수가 얼마인지, 그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기초적인 실태도 모르면서 연수 기회만 늘려봤자 예산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교육 이민’이 교육계의 최대 화두가 돼버린 서글픈 현실이다.
수도 없이 인용돼 이젠 진부한 표현이 돼버린 존 듀이의 경구가 떠오른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 이상이 될 수 없다.”
이진영<이슈부>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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