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남아선호의 여파로 ‘남초(男超) 현상’이 심해지면서 초등학교 교사들은 새 학기를 앞두고 ‘짝짓기’ 걱정이 앞선다.
올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은 13만8015명. 이 가운데 남학생은 53.7%인 7만4147명으로 여학생보다 1만279명이 더 많다. 남학생 10명당 여학생 8.6명 꼴이어서 1개 반(정원 약 40명)당 남학생 4.6명이 여학생과 짝을 이루지 못한다.
이 같은 성비 불균형은 전국적으로 전학년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 초등학생 가운데 남학생의 비율은 98년 52.6%, 99년 52.8%, 2000년 53%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신입생 188명을 예비소집한 서울 잠실초등학교의 경우 남학생 110명에 여학생 78명으로 남학생이 32명이나 더 많아 상급 학년보다 남학생 비율이 높았다. 이 학교 조명수(趙明秀) 교감은 “남녀 학생비가 매년 들쭉날쭉하지만 지난해 신입생은 한반에 2, 3명이 남학생끼리 앉았으나 올해는 5, 6명이 여학생 짝을 찾지 못하게 됐다”면서 “학급별로 매주 또는 매달 짝을 바꾸지만 학기마다 일부 남학생과 학부모의 항의가 잇따른다”고 말했다.
서울교대 초등교육연구소 정길남(鄭吉男) 소장은 “남학생끼리 앉은 학생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혹시 내가 못났나’하는 걱정에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