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아이버슨 '전성시대'

  • 입력 2001년 2월 12일 15시 23분


앨런 아이버슨이 '배드보이'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수퍼스타'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잡았다.

아이버슨은 12일 워싱턴 위저즈의 홈구장 MCI센터에서 벌어진 50번째 NBA 올스타전에서 '별중의 별' MVP를 수상했다.

출전선수중 최단신인 아이버슨(183cm·75kg·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은 뛰어난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로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이날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25점을 넣었다.

'NBA 파워포워드 3인방'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크리스 웨버(새크라멘토 킹스)-케빈 가넷 등 2m가 훌쩍넘는 장신들이 우글거리는 서부컨퍼런스 올스타팀 골밑은 아이버슨의 놀이터 같았다.

코트 전방위에서 한 템포 빠른 슛으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했고 넓은시야로 팀 최다인 5개의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또 상대 패싱라인을 정확하게 꿰뚫어 4개의 스틸을 보탰다.

96년 드래프트 1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해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아이버슨은 놀라운 득점력으로 98-99시즌 득점왕에 오른 '천재가드'.

지난 시즌 득점 2위에 올랐던 아이버슨은 반환점을 돈 올시즌에도 경기당 29.7점을 기록,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에 이어 득점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버슨은 지난시즌까지 뛰어난 득점능력에도 불구하고 '배드보이' 이미지때문에 언론과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지못했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프로에 뛰어든 선수가 한명도 없던 '농구명문' 조지타운의 전통을 최초로 깨면서 NBA에 발을 디딘 아이버슨은 감독 래리브라운과의 끊임없는 불화와 여성과 동성애자를 비난하는 랩 앨범 취입등 구설수가 끊일날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시즌 '나홀로플레이'를 자제하고 팀워크를 최우선으로 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동안 자신을 따라다니던 나쁜 이미지를 많이 씻어버렸다는 평가.아이버슨은 MVP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영광을 래리 브라운에 돌리고 싶다"고 답할 정도로 감독과의 사이도 원만하게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아이버슨은 성한데가 한군데도 없을 정도로 부상투성이인 몸으로 소속팀 필라델피아를 NBA 최고승률로 이끌고 있어 이번시즌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른 상태.

"농구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신장이 얼마나 크냐는것이 아니라 심장이 얼마나 크냐는 것이다"라며 당당하게 MVP 수상소감을 밝힐정도로 타고난 승부욕을 가진 아이버슨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역사에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될지 기대된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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