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윤석용/전문대 수업연한 자율화해야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37분


충북 지역은 최근 오송국립보건의료단지와 오창과학산업단지 및 중부내륙화물기지 등 이 지역의 산업적 위상을 변화시킬 만한 일련의 새 사업들이 속속 추진됨에 따라 일약 첨단 산업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보건의료,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이들 사업은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전략 분야이기도 하다.

대학은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로서 지역의 산업 환경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할 책무가 있다. 특히 전문대는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이같은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충북 지역의 6개 전문대의 경우 어느 때보다 벅찬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들 전문대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현장즉응형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특성화 교육 및 산업체 주문식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기술 관련 특강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기술지도대학,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등 산업 현장에서의 실습을 의무화함으로써 지역 산업체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전문대는 의욕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큰 벽에 가로막혀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급변하는 첨단산업분야의 속성상 전문대는 2년으로 한정된 현재의 수업 연한으로는 지역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전문기술 인력을 충분히 양성해내기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일률적인 수업 연한(학제)을 자율화하지 않고는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자율로 일반 대학 건축학과의 수업 연한을 5년으로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수업 연한은 대학 교육 발전의 저해 요소로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학은 자율화돼야 한다는 취지의 이같은 정책은 국익을 위해 전문대에도 조속히 도입돼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얼마 가지 않아 충북 지역 전문대생들은 목표로 삼아 온 일급 직장을 바로 옆에 두고도 멀리 외지로 전전해야 하는 씁쓸함을 맛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국력의 낭비에 다름 아닐 것이다.

윤석용(주성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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