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FIFA "日-韓표기 안된다" 거듭 강조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9분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공식명칭 국내 표기 논란과 관련,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장 루피넨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은 29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한일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들과의 연석회의에서 “국내용은 물론 어떤 경우에도 대회 명칭은 바뀔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당초 국내 표기는 한일 양국이 각자 알아서 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던 일본조직위는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이미 ‘일본’을 앞세워 인쇄한 각종 국내용 홍보 포스터 및 책자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곤경에 처했다.

일본조직위는 23일 이미 인쇄한 월드컵 입장권 신청서 300만부를 폐기처분하고 국가명을 삭제해 다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2000만엔(약 2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조직위는 지난해에도 10월2일로 예정했던 입장권 판매가 3일전에 연기 결정이 내려지는 바람에 용지값 등으로 2억5000만엔(약 25억원)의 손실을 봤다.

일본조직위의 고민은 이뿐만 아니다. 일본조직위 관계자는 30일 “루피넨 사무총장의 말에 따르면 일본이 그동안 제멋대로 명칭을 바꿨다는 잘못된 인상을 세계에 준 셈이 된다. 96년 FIFA 집행위원회때 결정된 국내표기 방침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건 실수지만 우리는 한일 양국이 국내 표기문제와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이번 사태로 일본의 자존심이 큰 상처를 받게 됐다”고 탄식했다. 엔도 야스히코 일본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후 일본 취재진에 “조속히 일본내 의견을 다시 취합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최고 권위지인 아사히신문은 31일자 신문에 일본조직위가 더 이상 일본/한국순 표기에 집착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취지의 사설을 게재해 주목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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