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월 19일 22시 3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간 종교계 지도자들의 코멘트는 별반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왔다. "무슨 뜻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원칙적인 수준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일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의 발언은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매우 충격적이다.
정대스님은 이날 김중권 민주당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집권하면 단군 이래 희대의 보복정치가 난무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비춰질 수 도 있는 독설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여권에서 내놓은 비난성명이나 논평보다 더 독한 이야기였다는 반응. 김대표도 정대스님을 예방한후 "원장 스님의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측은 파문이 일자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고 정치보복은 없어야 한다는 뜻에서 덕담을 나눈 것이 본의 아니게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권철현대변인은 "내가 들은 말 중에서 가장 좋지 못한 편향된 말"이라며 발끈 했다.
설연휴를 앞두고 소강국면에 접어든 정치권이, 큰 스님의 말 한마디로 다시 시끄러워지고 있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