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日 언론도 '일한월드컵' 비판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34분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명칭 표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정몽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대한축구협회장)은 18일 축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FIFA 사무총장이 2002년 월드컵대회 명칭 표기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공문을 일본에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며 “그간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OWOC)가 국내 판매용 입장권 신청서에 한해 FIFA가 비공식적으로 ‘일한’ 표기를 양해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내달 1차 판매를 앞두고 이미 일부 인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입장권 신청서 및 가이드북을 다시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대회 명칭 표기 문제는 정몽준 위원장이 16일 서울 외신기자클럽 초청 설명회에서 공식 제기, “일본이 입장권 신청서 표지에 월드컵 공식 명칭을 일본/한국(日本/韓國)으로 표기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FIFA와 한일간의 합의 사항을 위배하는 것으로 공동 개최 정신을 크게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일본조직위는 “일본 국내용만 그렇게 표기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일본 언론들조차 이같은 일본조직위의 태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아사히신문은 17일자에서 “일본조직위가 앞으로 한국측의 이해를 구해 나갈 것이며 표기문제가 처음 거론된 12일에도 FIFA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내부적으로 받아뒀다고 밝혔지만 일본조직위가 한국측의 반발이 나오자 당황해 하며 연락을 취한 것은 FIFA뿐이었다”며 “한국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불만을 산 것에 대해 일본조직위 내부에서조차 공동 개최 동반자로서의 자세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도 이 내용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일본이 한국과 사전 협의없이 명칭을 변경하려다 문제가 생기자 한국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정위원장의 말을 보도해 일본조직위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19일 서울에서 양국 조직위 사무총장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문동후 한국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미 FIFA가 종전 입장을 재확인해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일절 논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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