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올스타전]日선수들 “고종수만 믿는다”

  • 입력 2001년 1월 2일 23시 26분


“한국은 물론 일본 축구계에도 의미가 남다른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2일 오후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 3일 세계올스타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한일 올스타팀의 첫 합동훈련이 끝난 후 조광래 한국팀 감독(안양 LG)은 “항상 라이벌이기만 하던 한일 양국이 월드컵을 계기로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한일 양국 선수들의 첫 합동훈련은 말 그대로 ‘웃음 바다’였다.

불과 2주일 전 열린 한일전에서 서로를 상대로 투혼을 불사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선수들은 즉석에서 익힌 별명을 서로 불러가며 시종 친근한 분위기 속에 몸을 풀었다. 빗셀 고베에서 뛰었던 한국팀 주장 김도훈(전북 현대)은 적극적으로 양국 선수들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일본팀 주장 나카야마(주빌로 이와타)는 “플레이메이커 고종수의 패스만 믿는다. 양국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면 세계 올스타팀을 충분히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일 올스타팀은 3일 경기에서 한국이 공격, 일본이 수비를 책임지는 3―5―2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최전방에는 최용수와 나카야마, 미드필드에는 정광민 고종수 김도훈 핫토리 묘진, 수비에는 나카타 아키타 마쓰다가 포진하고 김병지가 골키퍼로 나선다.

세계 올스타팀은 이날까지 선수들이 속속 일본에 들어왔으나 아직까지 선발 멤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통역어려워 작전지시 잘될까?”▼

○…“이렇게 복잡할 수가.” 조광래 한국팀감독과 아르헨티나 출신 세사르 아르딜레스 일본팀감독(요코하마 F마리노스)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질문에 2단계 통역을 통해 협의한 후 답변을 하느라 진땀. 결국 아르딜레스 감독은 “경기중 작전 지휘를 어떻게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우리 양 감독이 협의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만큼 결국 선수들의 자체 판단을 믿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답변해 좌중이 웃음바다.

▼최용수 연고지 도쿄외곽 옮겨 울상▼

○…올 시즌부터 일본 프로축구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최용수의 희비가 교차해 눈길. 최용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일본에 입국한 직후부터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얼굴에 화색이 가득했으나 팀이 올부터 숙소를 도쿄 인근에서 연고지인 이치하라로 옮긴다는 소식에 망연자실. 이치하라는 도쿄에서 1시간30분여 떨어진 시골이라 축구 이외의 즐거움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

<요코하마〓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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