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올림 간)를 펴낸 서울대병원 정신과 권준수교수는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이렇게 진단했다. 다음은 권교수가 소개하는 한국인의 대표적 강박증세.
▽빨리빨리병〓대충대충병과 연관돼 있다. 조급증은 건강에 특히 해롭다. 사람은 마음이 급해지면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되고 신경이 예민해져 공격적 심리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피곤해지고 이 때문에 신경이 더욱 예민해진다. 특히 ‘제2의 뇌’라 불리는 위는 불안정한 심리에 즉각 반응해 탈이 나기 십상. 한국인의 80% 이상이 위염증세를 보이고 위암 환자가 유난히 많은 것도 이과 관련돼 있다.
▽일류병〓유난히 브랜드에 집착한다. 입시병도 일종의 일류병이다. 체면의식과 열등감에서 비롯된다.
▽평등 강박증〓남이 앞서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남의 뒷다리를 잡아야 속이 편하다. 또 남이 하는 것을 보면 자기도 해야 속이 편하다. 이것도 열등감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정신 병리현상.
▽기타〓성형수술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얼굴을 뜯어고치는 신체이형증, 영어 강박증, 다이어트 강박증, 인터넷 강박증 등 사회적 강박증세는 수없이 많다. 정치인이 자기 보스를 욕하면 ‘무조건 돌격’하는 것도 ‘충성심 강박증’에 속한다.
쇼핑중독 섹스중독 도박중독 건강염려증도 일종의 강박증. 특히 우리나라는 ‘일중독’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일중독은 사회적 성취라는 긍정적 면이 있지만 우리 사회엔 건강을 해치는 일중독자가 많은 것이 문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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