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IMT관련주 "이게 아닌데"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29분


‘IMT―2000 수혜주’로 거론되던 종목들의 주가가 사업자 선정 이후에도 둔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에는 최대수혜주로 꼽히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모처럼 강세를 보였으나 나머지 관련 주식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IMT―2000 재료가 기대만큼 약발이 듣지 않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최근 장세가 취약하기 때문.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업자 선정이라는 초반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번 비동기식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G그룹이 내년에 동기식에 재도전할지 여부가 향후 통신업계 구도를 결정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그룹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LG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동기식 진입을 무리하게 시도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현대증권 서용원 팀장은 “LG텔레콤을 한국통신 등에 매각하고 데이콤의 인터넷부문은 그대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그룹 입장에서는 그동안 들인 돈이 낭비된 측면보다는 새로 돈을 안 써도 되는 측면이 강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가 통신사업에서 철수하면 비동기장비부문 국내수위업체인 LG전자는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판로가 넓어지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IMT―2000사업의 주체는 컨소시엄이지 해당 모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사업자 컨소시엄이 법인이 돼서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기존 대주주 업체와 경쟁관계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최인호 수석연구원은 “IMT―2000사업 관련 장비 및 설비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깔려야 하는데 초창기 몇 년간은 외국제품을 직수입해서 써야 할 형편이고 그 다음엔 외국업체들이 국내업체들을 끼고 국내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어느 업체가 해외협력선을 잘 잡아 선두업체로 나설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서비스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에 소속된 장비업체라고 해서 수혜를 입는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 하지만 LG글로컴에 소속된 장비업체들은 타격을 입게 될 것만은 분명해 통신장비업체가 전체적으로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96년 6월에 PCS사업자를 선정했을 때에도 주가는 그후 1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면서 “IMT―2000사업은 PCS사업보다 불확실성이 더 큰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외업체와의 제휴 등 분명한 재료가 나타날 때 선별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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