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나스닥선물 장세…나스닥선물 읽기

입력 2000년 12월 11일 14시 34분

11일 한국증시에서 강력한 나스닥선물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나스닥100 선물이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외국인이 주식을 쓸어담고 있으며, 기관들도 큰 부담없이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이날 나스닥선물(12월물)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플로리다 대법원의 재검표 판결을 연방 대법원이 중지할 것으로 명령, 조지 부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보다 확실시된 때문이다.

나스닥선물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방향성을 선(先)반영, 이제 나스닥 지수선물은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돼버렸다.최근에는 블룸버그 로이터 다우존스 등도 아시아 주식 시장 관련 보도에서 나스닥선물을 빼놓지 않고 전하고 있다. 나스닥선물이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반대로 아시아증시가 나스닥선물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재무부와 노동부 등 정부부처는 반드시 기자실에서 개장 1시간 전인 오전 8시30분에 각종 경제지표를 발표토록 돼있다. 연준리(FRB)만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끝난 뒤인 오후 3시15분 워싱턴 FRB에서 브리핑을 하고, 재무부 기자실에서 추가 브리핑을 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각종 경제지표의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나스닥선물은 그날 나스닥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미리 가늠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나스닥선물의 개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나스닥100 지수선물(Nasdaq100 Index futures)은 지난 1996년부터 거래되기 시작했다. S&P500 지수선물은 이보다 14년 앞서 1982년부터 거래됐다.나스닥선물은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5700여 개의 종목 중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만주 이상인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즈, 야후 등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주류를 이루며 유틸리티 서비스 등 전통 종목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를 가중평균한 시가총액 방식으로 지수화 한게 나스닥선물지수다.

나스닥선물지수의 거래가격은 한 계약당 지수에 100달러를 곱한 것이다. 예컨데 현재 나스닥 100 지수가 2900인 경우 지수선물 한 계약의 가격은 29만달러인 셈이다.

나스닥선물 가격이 이처럼 비싸다 보니 1999년 미니 나스닥선물이랄 수 있는 'E-mini Nasdaq100 futures'가 도입됐다. 이 가격은 한 계약당 지수에 20달러를 곱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그러나 E-mini나스닥선물지수는 하루 24시간 거래되는 나스닥선물과 달리 뉴욕주식시장이 마감한 뒤부터 다음날 개장 직전까지만 거래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최근들어 일본 대만 홍통 한국 등의 시장 참가자들이 E-mini나스닥선물을 장중 사고 팔아 지수를 크게 흔들어 놓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나스닥선물지수의 거래시간은 시카고 시간(중부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또 오후 3시 45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15분까지다.앞의 거래시간은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플로어(중개인들이 실제로 거래하는 장소)에서 이뤄지며 뒤의 거래시간은 글로벡스2라는 전자시스템에 의해 거래가 이뤄진다. 나스닥선물이 하루 24시간 이뤄진다는 것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나스닥선물의 운용

나스닥선물에도 국내 선물시장의 서킷 브레이커스(circuit breakers)와 개념이 유사한 가격제한폭이 있다.CME는 지수선물의 가격변동폭을 최대 20%로 정하고, 가격이 2.5%, 5%, 10%, 15% 변할 때마다 10분씩 거래를 중단한다.

뉴욕증시는 서킷 브레이커스가 걸리면 지수선물의 가격변동폭과 관계없이 거래를 중단시키고 있다.

가격제한폭은 CME가 매 분기별로 정하는데, 2000년 4/4분기(10~12월) 나스닥선물의 플로어(최고 상승률 20%) 가격제한폭은 760포인트, S&P 500은 280포인트다. 또 2.5%가 최대 가격 제한폭인 글로벡스2 시스템에서는 나스닥선물이 95포인트, S&P 500이 35포인트 이상 오르거나 내릴 수 없다.

그러나 분기 중 가격제한폭을 때리거나 맞을 경우 CME는 가격제한폭을 종전대로 유지시키거나 확대 또는 축소시킬 권한이 있다.

이날 나스닥선물이 써킷 브레이커스의 발동으로 거래가 중단된 것도 이 시각 현재 글로벡스2시스템으로 거래되는 나스닥선물의 가격제한폭이 ±95포인트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선물이 얼마 올랐고, 얼마 내렸나 하는 것은 전날 종가와 비교한 것이 아니라 나스닥시장에서 이뤄진 100개 편입 종목의 해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기준가격과 비교한 것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