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석]요미우리 스카웃 공세, 피말리는 한국선수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3시 48분


일본 프로야구의 최고의 인기구단이라는 자존심 때문일까, 아니면 돈이 많은 것일까.

요미우리의 무차별적 스카우트로 국내에서 진출한 선수들은 고생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 요미우리 구단으로 진출한 선수는 3명. 조성민, 정민철, 정민태. 이들의 포지션은 모두 투수로 겹치고 있다. 투수야 많을수록 좋다지만 문제는 제도에 있다. 일본프로야구 투수 외국인 규정은 2명만이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다.

나가시마 감독의 욕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현역시절 최고의 타자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나가시마는 사실 투수 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구단의 엄청난 자금력으로 좋은 투수들을 막 사들이고 있다.

마땅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요미우리는 이미 있는 투수들을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그급의 마무리 투수를 영입하려 하고 있다.

메이자리를 제껴두고 한자리밖에 남지 않은 세명에게는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두명에 아마추어 때 최고의 위치에 있던 선수를 덤으로 갖고 있으면서 또 다른 데를 쳐다보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도 자존심이 상할 정도이다. 한국 출신의 최고의 투수들이 타국 그것도 일본에서 우리끼리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나가시마 감독의 한마디로 국내로의 복귀설이 불거졌던 정민철은 다시 재계약을 하면서 내년시즌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역시 돈 많은 인기구단은 뭔가 틀리긴 틀리다. 연봉만 따져도 정민철 8000만엔(한화 약 8억원), 정민태도 공개하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한국선수 중 최고라고 했으니 8000만엔은 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조성민도 올시즌 연봉 5200만엔(한화 약 5억2천만원).

1군에 한명만 뛸 수 있다면 결국 2명은 2군선수나 다름 없다. 2군으로 떨어질 두명의 연봉을 합치면 최소 13억원이다. 엄청난 거금을 들여 2군선수를 뽑은 것일까?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어느 팀에 가서도 에이스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여 한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정상급의 선수일수록 자존심도 장난이 아니다.

이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플러스 알파의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경쟁에서 탈락해 2군에서 맴도는 에이스의 망가지는 자존심은 어떨까….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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