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세상]초보운전의 '네탓 타령'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9시 03분


‘아휴.’ 오늘 따라 막히지? 하긴 안 막힌 날이 있었나. 좁은 나라에. 확 이민이나 가 버릴까.

‘끽….’ 쟨 또 뭐야. ‘깜빡이’도 안 켜고 확 끼어들면 어떡해. 비상등 켜면 다야? 손이라도 한 번 들어주지.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관대한 거야. 손 한 번 들어주면 모든 게 용서되거든.

‘빵빵.’ 신호가 막 바뀌었는데 그 새를 못 참고? 하여튼 택시들은 알아줘야 해. 틈만 보이면 끼어들고, 빵빵거리고. 하긴, 마구 머리를 들이미는 버스에 비하면 택시는 양반이야.

‘깜빡깜빡.’ 그 양반, 성격 이상하네. 뭐, 끼어들 수도 있는 거지. 그걸 가지고 상향등까지 켜고 난리야.

‘다다다다.’ 오토바이는 법도 없나? 가까이 오면 겁부터 나. 왜 이렇게 늘어난 거야?

“김과장, 뭘 그렇게 혼자서 중얼거려. 그런데 운전 많이 늘었네. 끼어들기 잘 하는데. 면허증 딴 지 두달 만에 이 정도면 신동이지. 끼어들기만 잘하면 운전은 다 배운 거야. 뭐니뭐니 해도 머리 먼저 들이미는 게 최고야.”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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