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꾸로 가는 코스닥…개인들만 단기매매 열중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30분


코스닥시장의 거래량 증가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는 말처럼 주가가 반등하려면 먼저 거래량이 늘어야 한다는 증시격언과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일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4억243만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거래량이 계속 3억주를 넘어섰다. 그러나 코스닥지수는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서 70대에 몰려 있는 매물을 소화하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지만 시장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굿모닝증권 이상호 연구원은 “최근 거래량 급증은 개인들의 단기 매매 때문”이라면서 “외국인이나 기관 같은 장기 투자가들의 참여 없이 개인들의 단기매매로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오히려 나쁜 신호”라고 말했다. 특히 거래량이 늘면서 지수가 하락하게 되면 대기 매물만 추가로 쌓는 결과가 된다는 것.

실제로 올들어 약세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스닥의 거래량이 급증한 다음에는 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신한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3억1815주가 거래돼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던 6월 7일 이후 주가 추이를 보면 다음날은 1.81포인트 상승했으나 5일 뒤에는 7일보다 7.25포인트가, 10일 뒤에는 8.89포인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 뒤 사상최대 거래량을 경신했던 8월 3일, 10월 6일, 11월 15일의 경우도 해당일로부터 10일 뒤에는 지수가 각각 9.21포인트, 13.48포인트, 16.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과도한 에너지 분출 이후에는 후유증이 꼭 뒤따른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매수세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거래량 증가는 시장 참여자들의 에너지를 소멸시키는 결과만 낳는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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