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회 파행 속 주가 3일째 하락…20일평균선 붕괴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5시 42분


국회 파행과 달러화의 급등세 속에서 주가가 사흘째 하락세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의 3300계약에 달하는 선물 순매도 공세와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로 종합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됐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국회 파행 소식으로 지난 금요일보다 7.48포인트 낮은 543.78로 출발한 뒤 힘없는 약세를 지속했다.

오후들어 환율 급등과 대만 주가 폭락이 맞물리고 외국인 선물 순매도가 강화되면서 장중 14포인트까지 떨어진 뒤 13.86포인트(2.51%) 하락한 537.40으로 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545대의 20일선이 붕괴되면서 지난주 목요일(16일) 이래 사흘째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오후들어 선물시장에서 3300계약 이상의 순매도를 쏟아부으면서 선물 12월물이 장중 65.65까지 급락했으나 1.85포인트(2.72%) 떨어진 66.25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0.48포인트 낮은 80.20으로 출발한 뒤 개인들의 자금이 이동하면서 한때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0.51포인트(0.63%) 내린 80.17로 마쳤다.

증시관계자들은 현대건설의 자구안이 마련됐다는 소식으로 장중 낙폭이 소폭 유지됐으나 오후 발표를 둘러싸고 계동사옥의 계열사 분할매각이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매도가 심화됐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과 나스닥 3000 붕괴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오후들어 청산매물이 나온 것도 낙폭이 커진 하나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팀장은 “국회 파행과 환율 상승, 미국 대만 등 증시 주변 여건이 좋지 않고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 모멘텀도 적어 무기력한 장세가 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현물 순매수 규모도 작어진 상황이서 하방경직성 논리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햇다.

LG투자증권의 정승욱 연구원은 “증시주변의 어려움 속에서 외국인들이 주변판세 분석에 따라 매도공세가 컸다”면서 “지수 20일선이 붕괴돼 당분간 좀더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는 129억원, 코스닥에서는 68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개인들은 거래소 368억원, 코스닥 13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반면 기관들은 거래소 683억원, 코스닥 12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도는 440억원, 매수는 110억원이었다.

종목별로는 기아차와 담배인삼공사가 막판 동시호가때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보였을 뿐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시가총액 상위군, 국민, 주택, 신한 등 우량은행주 등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에 밀리며 시가총액 1위에서 2위로 다시 떨어졌다. 하락종목이 559개(하한가 6개)로 상승종목 256개(상한가 33개)를 두배 이상 초과했고, 54개 종목은 보합세로 마쳤다.

현대그룹주는 자구안 확정 속에서 현대건설과 고려산업개발, 현대상선, 현대상사, 현대엘리베이터가 상승세를 보인 반면, 현대중공업, 현대전자, 현대증권 등이 내림세를, 현대차는 외국인 매도 속에서 4.46%나 급락했다.

코스닥에서는 대량 수출을 발표한 휴맥스를 제외하고 한통프리텔, 국민카드, 한통엠닷컴 등이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종목별 장세가 진행되면서 지수 80선이 지켜지는 등 낙폭은 크지 않았다. 하락종목이 311개(하한가 14개)이 상승종목 255개(상한가 52개)를 웃돌았고, 24개 종목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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