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3분기 기업실적발표, "이미 주가에 반영" 증시 시큰둥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27분


12월 결산법인들의 3·4분기(7∼9월) 경영실적이 공개된 15일. 올 9월까지 누적 순이익이 사상 최대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나스닥시장 등 미국증시의 주가가 폭등했다는 소식으로 전날보다 13포인트 이상 오른 강세로 출발했다.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대건설의 자구계획 발표 임박설도 상승세를 도왔다.

그러나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나오기 시작,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한 끝에 결국 소폭 상승에 그쳤다.

다만 코스닥 일부 중소형주는 실적개선을 호재로 초강세를 보여 코스닥시장은 종합지수 상승폭(1.55포인트)이 크지 않았던 데 비해 상승 및 상한가종목이 각각 391개, 180개나 나오는 개별종목 양상을 띠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나스닥시장 폭등”이라며 “실적발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남우상무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비해 실적이 실망스럽다”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낸 기업은 10∼2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가상승, 경기둔화 등 악재가 3·4분기보다는 4·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돼 앞으로의 기업실적이 더욱 우려된다는 심리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박만순이사는 “분기실적은 외부감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미국에서처럼 실적발표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가 조성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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