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역대월드컵감독 간담회 참석자 발언요지

  • 입력 2000년 11월 10일 20시 00분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역대 월드컵감독 초청 간담회는 애초에 뚜렷한 결과를 얻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참석자들은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뼈아픈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정몽준 축구협회회장이 주재한 간담회에는 수원삼성 김호 감독(94미국월드컵), 전남 드레곤즈 이회택 감독(90이탈리아월드컵), 울산현대 김정남 감독(86멕시코월드컵)등과 축구협회 오완건부회장 이용수기술위원장 조중연전무등 9명이 함께 자리했다. 98프랑스월드컵 사령탑을 맡았던 차범근전감독은 불참했다.

12일 개막하는 제32회아시아청소년대회 단장인 오완건 부회장은 역대 월드컵 감독들이 상시 협의기구인 ‘2002월드컵 대비 대표팀 발전전략회의(가칭)’를 갖자고 제안했다.

공개적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프로축구 드래프트제도 폐지 ▲대표팀 운영개편 ▲유소년축구 활성화등도 집중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간담회 내용

사회(정몽준회장)ː이런 자리를 일찍 만들어야 했는데,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주어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기자를 앞에서 얘기하기도 처음이죠.(이하 존대말)

민용식 OB회장:오늘 모임의 성격을 월드컵 대비 경기력향상은 다 느끼 월드컵을 위해 무엇을 할것인지 대세다. 이자리에선 실천만 남은 것 같다.

김정남감독:86멕시코월드컵때 골키퍼 전문코치가 없어 경기할때 고생이 많았다. 그래서 코치도 전문적으로 나눠야 한다. 다행스런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 프로와 아마가 합쳐 프로축구가 출범했다는 것이다. 또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을 심어 줬다. 중국같은 것은 경우 1주일에 한번 TV에서 1백분토론을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신문도 마찬가지다. 군대문제로 고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고, 또 해결방안이 없는 게 더 큰 고민인 것같다. 어제 100분 방송을 보면서 가슴아팠다. 운동장 하나 만들기도 어려운데 정회장덕에 전용구장도 생기고, 월드컵도 유치하고 했는데 그 뒷 과정을 너무 모른다. 차근차근 준비하면 우리도 희망이 있다.

김호감독:선수나 구단이 살아날 장기적 플랜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국내 경기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선수를 육성하는 곳이 잘해야 한다고 본다. 협회 경기부에선 1년의 스케줄이 있어야 한다. 선수가 차출돼 팬들이 없고, 선수들은 잦은 출장으로 부상이 많아지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 계획이 없으니 구단이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 선수수급이 돼야 하는데 프로축구 드래프트 제도 때문에 선수를 뽑을 수 없다. 앞으로 이것을 시정하지 못하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고 본다.

사회자:대회일정이 빠듯한 것은 늘상 나오는 얘이다. FIFA회의에서도 국제 대회일정을 조정하자는 얘기는 늘 나온다. 유럽 각국 일정에 비하면 우리는 덜하다. 앞으로 프로축구는 공설운동장에서 경기를 했으나, 이제는 전용구장이 있어 잘될 것으로 본다.

(이때 체코에서 어제 귀국한 이회택감독 늦게 도착함)

허정무감독:우리 축구가 한단계 오르려면 제도, 환경의 정비가 절실하다. 18개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때 도약을 위해선 어린 선수들에 투자해야 한다. 예를들어 유럽 남미 선수들과의 경기때 슬라이딩 태클을 못한다. 어려서부터 기술을 못익혔기 때문이다. 이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기술적으로 한단계 차이가 난다. 바로 이루어질 문제는 아니고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유소년 육성에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협회도 알고 있지만 추진하진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축구는 68년후반부터 지금까지의 축구성적과 행정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86년 이전에는 번번히 중동세에 걸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진출이 좌절된 경험이 있지만 지금 우리축구는 많은 발전을 했다. 이런 단계에 오른 우리는 기초적 공간을 해결해야 월드컵, 올림픽등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 이미 일본과 중국은 이런 사항을 간파해 우리보다 빨리 가는 것 같다. 이것을 못하는 이유는 축구인들 자체가 단합하지 못해 대의를 위해 희생하지 못하는 점이다. 자기팀 성적, 잘돼는 것이 우선이란 생각이 심하다. 대표선수 선발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스케줄을 짜려해도 우리 선수들이 높은 수준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세계수준에서 보면 약하다. 2년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협회규정을 어긴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한달에 1주일 정도는 대표팀에 할애해 달라해도 팀에선 왜 우리선수를 빼가느냐, 뒤에서 비판할 것이 아니라 공청회를 거치든지 해서 합의를 모아야 한다. 이젠 협회도 힘있는 집행부가 필요하다.

사회자:FIFA회의 가보면 비슷한 얘기가 많다. 잉글랜드에 유명한 축구팀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하나의 큰 기업이고 산업이다. 유럽리그 전체에서 잘하는 프로팀들이 힘을 합쳐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 협회는 꼼짝 못한다. 클럽이 발전했기 때문에 이런면에서 긍정적이다. 협회와 구단의 계속적인 대화를 통해서 이뤄질 문제다.

이용수위원장: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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