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건설주도 나름"…우량-부실주 '희비'

  • 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33분


동아건설의 퇴출과 현대건설의 1차 부도로 건설주의 차별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로 부채가 많은 업체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재무 구조가 우량한 대형 건설업체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우증권 박용완 연구위원은 “현대건설과 동아건설의 국내 건설 수주액은 전체의 3분의1에 이른다”면서 “두 업체가 맡았던 공사가 중단되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질 경우 대형 우량 건설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얻게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권 지원을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할수 있다는 점에서 부실 건설업체에는 악재로 나타나고 있다.

재무 구조가 우량한 건설업체로는 LG건설과 대림산업, 태영, 계룡건설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에서도 현대건설과 동아건설은 공공 공사의 수주 비중이 높은 만큼 LG건설과 대림산업이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LG건설은 5.43%(225원) 오른 4370원을, 대림산업은 8.04%(320원) 오른 4300원을 기록했다.

반면 이날 주식매매가 재개된 현대건설을 비롯, 동성 신화건설 청구 유원건설 미주실업 등은 줄줄이 하한가로 곤두박질했다.

건설 시장은 외환 위기 이전에 비해 80% 이상 위축된 상태. 건설업종 지수 역시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80% 이상 떨어져있다.

부실기업 리스트가 발표될 경우 건설주의 차별화 현상은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재무 구조가 우량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일단 살아남은 기업의 주가는 더욱 오르고 부실 판정을 받은 기업의 주가는 더욱 빠질 것이 분명하다.

박연구위원은 “퇴출기업 발표는 부실 기업 정리로 과잉 생산능력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건설업계 전체로 보면 호재”라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건설과 동아건설 사태로 재무 구조 우량사와 부실사 간의 주가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건설주 투자는 재무구조 우량주에 국한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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