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포철 참여 유보로 파워콤 연내 매각 차질 빚을 듯

  • 입력 2000년 11월 1일 15시 00분


포항제철이 파워콤 2차 입찰 참여를 유보하겠다고 밝혀 파워콤의 2차 입찰이 올해 안에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차 입찰 때 포항제철과 함께 5%씩 인수했던 SK텔레콤도 최근 IMT-2000사업에 매달리면서 일단 그룹 전반에 긴축 경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파워콤의 1차 낙찰 가격(주당 3만2300원)이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입찰참여 업체에서도 인수가격을 낮춰달라고 주장한 바 있어 입찰 성사율이 한층 낮아진 상황이다.

1일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철강산업의 성장한계에 대비해 미래 성장산업 진출방안을 검토해다”면서 “그러나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불투명해짐에 따라 파워콤의 현재 영업체계로는 조기 수익성 확보가 힘들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상부 회장은 통신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이번 유보는 향후 저가 인수를 위한 전략적 후퇴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철의 파워콤 인수는 투자비가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향후 현금흐름도 불확실하다는 내부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파워콤은 자체 분석자료에서도 2002년에나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철이 경제상황, 파워콤의 수익성, 정부의 반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 유보를 선언함으로써 긴축경영을 선언한 SK텔레콤이 혼자서 비싸게 떠안을 이유가 없어지게 됐다”면서 “한국전력도 고가매각 전략을 굽히지 않고 있어 2차 입찰이 올해 안에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포철의 파워콤 입찰 참여 유보는 주주들의 승리로 비춰진다”면서 “투자비 등을 감안할 때 1조원 이상의 사내유보금이 적립돼 배당 등 주주이익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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