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화제]와센버그, “와, 이런 행운이…”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3분


‘고맙다, 브라운.’

돌고 도는 게 인생이라지만 어쩌면 이처럼 똑같이 되풀이될 수 있을까.

프로농구 지난 시즌 기아 엔터프라이즈에서 뛰었던 존 와센버그(27)는 당시 드래프트에서 낙점을 받지 못했으나 기아 디온 브라운이 부상으로 퇴출되는 바람에 시즌 개막 직전 ‘대타’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백색 탱크’라는 별명처럼 그는 질풍 같은 돌파와 정확한 골밑슛을 앞세워 평균 23.3점으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외곽슛과 개인기가 떨어지는 약점 때문에 재계약에 실패한 뒤 올 7월 시카고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코리안 드림’을 꿈꿨으나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팀은 없었다.

그러나 쓴잔을 들이켠 와센버그에게 또다시 행운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그의 ‘파랑새’는 브라운이었다. 삼보 엑써스의 지명을 받고 시범경기까지 출전했던 브라운이 암투병중인 어머니 간병을 해야한다며 28일 갑작스레 출국해버린 것.

정규리그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삼보는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고 브라운은 같은 에이전트 소속으로 별도의 경비 없이 하루라도 빨리 데려올 수 있는 와센버그를 선택했다. 2년 연속 ‘추가 합격증’을 받아들고 31일 입국하는 와센버그는 앞으로 연봉 가운데 얼마라도 떼 브라운에게 줘야할 것 같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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