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Technology]라디오도 '디지털 옷' 입는다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31분


텔레비전 관계자들이 깨끗한 디지털 전송화면과 쌍방향 프로그램에 대해 논하고 있는 지금 TV의 조상격인 라디오는 지난 50년 동안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이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내년 중에 두 곳의 창업 회사가 미국 최초의 위성 라디오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신자의 신청에 따라 자동차와 가정에서 즐길 수 있으며 100개의 채널을 갖고 있는 이 디지털 프로그램은 기존의 AM이나 FM 채널과 달리 미 대륙 어디에서나 끊김이 없이 계속해서 들을 수 있다. 또 이 위성 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회사들은 이 라디오의 음질이 CD 수준이며 월스트리트의 빌딩 숲이나 캘리포니아의 산 속에서도 깨끗한 음질에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이 위성 라디오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이들의 희망이 실현된다면 라디오는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우선 광고가 적은 디지털 프로그램들이 광고의 홍수를 이루고 있는 기존 AM, FM 채널의 토크쇼 및 음악 프로그램들과 정면으로 맞닥뜨릴 것이다.

디지털 위성 라디오 사업자들은 케이블 TV의 성공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블 TV가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면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내년에 위성 라디오 서비스를 시작할 XM 위성 라디오와 사이러스 위성 라디오사도 이와 똑같은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특정한 장르의 음악이 여러 개의 채널에서 방송이 되더라도 채널마다 강조되는 음악의 특성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식이다. 이는 경제, 시사, 날씨, 자동차 경주 등의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이러스와 XM은 케이블 TV가 지역 전화 서비스나 시청자의 신청을 받고 비디오를 틀어주는 등의 부가 서비스를 확장해 나갔듯이 라디오 서비스는 자신들 사업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라디오 장치를 이용해 전자우편 전자상거래 등의 데이터 전송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의 사업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아직 의문으로 남아 있다. 과연 사람들은 지금까지 공짜로 듣던 방송을 듣기 위해 매달 9.95달러라는 돈을 지불할 것인가? 두 회사는 모두 그렇게 돈을 지불할 사람이 매우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이러스가 후원한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 소유주의 10∼30%는 앞으로 2, 3년 후에 디지털 위성 라디오 서비스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가 2억대이고 해마다 400만대씩 늘어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소유주의 1%만 신청하더라도 서비스 제공사의 수입이 2억5000만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보기술 조사회사인 양키그룹이 실시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소비자들의 21%가 현재의 라디오 방송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가 너무 많고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XM과 사이러스는 바로 이런 청취자를 자신들의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00/10/19/technology/19RADI.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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