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합지수 37P 급락한 512로 마감, 코스닥도 7%하락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6시 09분


외국인들의 반도체 주식에 대한 매도가 집중된 가운데 장막판 투매까지 빚어지며 주가가 반등 하룻만에 폭락세로 돌변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반도체, 특히 현대전자에 대해 집중적인 매도공세를 벌이면서 현대전자가 1만원 이하의 사상 최저가를 기록하고 삼성전자도 13만원대의 연중최저치로 폭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거래소의 급락 영향으로 가뜩이나 약화됐던 개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중 LG텔레콤, 다음, 엔씨소프트, 대양이엔씨 등이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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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7.25포인트(6.77%) 급락한 512.85로 마감했고,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31포인트(-7.27%) 급락한 80.40으로 마쳤다.

선물 12월물은 62.50으로 전날보다 4.50포인트(6.72%) 떨어지며 마감했다.

증시관계자들은 미국 나스닥 하락과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의 급락 영향에다가 오후들어 외국인들의 현대전자 집중 매도로 현대전자와 삼성전자가 연중최저치로 빠지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1시간만에 대폭락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432억원을 순매도를 보여 지난 5일 이래 연 8일째 순매도를 지속했으나 선물시장에서는 1400계약의 순매수를 보였다.

개인들도 224억원을 순매도로 돌아서며 지난 7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기관들은 67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대부분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것이었다. 프로그램 매수는 1025억원, 매도는 118억원이 나왔으나 기관들의 영향력은 없었다.

업종별로는 오전까지 반도체 등 지수관련주들이 하락하고 광업, 의약, 섬유, 식료품 등 중소형 내수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이들 중소형주들도 대부분 하락세로 반전, 거의 전업종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시장에서 하락종목들이 오후들어 크게 늘어나고 장막판 급격히 증가하면서 하락종목이 691개 종목를 기록했고 상승종목은 오전 300여개에서 160개로 크게 감소했다. 코스닥에서도 하락종목이 471개로 상승종목 97개로 대폭 줄었다.

종목별로는 거래소에서 외국인들의 매도가 집중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13.29%나 급락하면서 13만7000원으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고(장중 13만6500원), 현대전자는 장중 9600원까지 급락하며 하한가인 9600원에 마쳤다.

특히 현대전자는 크레디리요네 창구 등에서 280만주 이상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9일째 하락했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하아제철 등이 3∼5% 급락하고,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 등도 4∼5% 이상 떨어졌다. 아울러 LG전자, 조흥은행 등은 10∼12%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종목은 LG텔레콤과 다음, 엔씨소프트, 대양이엔씨 등이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한통프리텔이 8%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한통엠닷컴, 국민카드, SBS, 새롬기술, 한국정보통신, 아시아나항공, 한글과컴퓨터, 옥션 등이 6∼11%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전일 급반등과 미국의 나스닥 하락세, 반도체 관련 주가 폭락 영향으로 국내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긴 했으나 오후 막판 1시간 동안 이렇게까지 급락한 데 대해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현대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집중이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반도체 수요 둔화라는 업황 영향으로 아시아국가에 대한 주식 비중 축소 경향 속에서 국내 구조조정에 대한 신뢰감 상실로 연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현대전자의 경우 정부의 기업퇴출을 둘러싸고 정부 내에서 현대건설에 대해 출자전환 논란을 빚고 있고 연말 회사채 만기 도래 등 그룹 관련 불확실성이 너무 커 위험을 줄이는 차원에서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이정호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현대전자 매도가 매수주체가 없는 한국 증시의 현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켰다”면서 “지난 97년의 경우 증시 하락기에 외국인들의 매수주체로서 반등을 이뤄줬으나 그 때와는 상황이 달라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국면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전자의 경우 삼성전자보다 매수시점이 늦은 가운데 보유비중을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반적으로 아시아 주식 비중이 줄고 있어 ‘셀 코리아’보다는 ‘셀 아시아, 셀 반도체’로 인식되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비전이 가시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손범규 연구원은 “오후들어 거래소시장이 개인매도세 확대 등 투자심리가 약화되자 코스닥시장에서도 영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매수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선별매수 장세를 기대했으나 초단기 투기매매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인텔 등 반도체 주가 하락과 PC수요 둔화 전망 속에서 지수관련 대형주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또 뮤추얼펀드의 만기청산 매도물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 소에서 개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도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외국인들도 매도세를 지속하고 순매수를 보였던 개인들도 순매도세로 돌변하면서 중소형주도 하락하는 모습”이면서 “4/4분기 경기와 기업 실적 둔화, 기업퇴출 작업 등으로 개인들의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어 개별종목들도 현금화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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