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 단기매매로 시장 교란"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5시 40분


외국인들의 매매가 과거와는 다른 단기매매 형태를 띠면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도 더욱 높아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최근 선물과 현물시장에서 단기매매 의존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의 급등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SK텔레콤 거래와 관련, 지난달말이후 거의 매일 순매도와 순매수를 거듭하면서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덩달아 주가도 외국인들의 매도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는 양상을 계속하고 있다.

또 해외변수 악화 등 현물시장의 불안으로 위험관리(헤지)를 강화했기 때문인 듯 선물을 사면 현물을 팔거나, 선물을 팔면 현물을 사는 엇갈리는 매매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시장의 양 축이랄 수 있는 외국인과 투신도 한쪽이 팔면 한쪽이 사는 등 서로 교차하는 매매 유형을 보여 시장의 흐름 파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 방향성을 잃으면서 외국인들도 위험 관리에 급급하는 듯하다"며 "종전처럼 외국인들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려면 시장이 속히 방향성을 찾는 길밖에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외부변수 악화에 따라 손절매를 과감히 하는 등 매도에 적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성호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들로서는 시장을 관찰하는 수준이나 한번에 이뤄지는 거래물량을 볼 때 단기매매는 어렵다"며 "그러나 선물에서는 일부 투기적인 매매와 위험관리를 위한 매매가 함께 일어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의 일관성없는 매매는 유가급등을 계기로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이 외부환경에 취약성을 드러내게 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대만의 경우 증시가 연일 최저치를 보이고 환율마저도 불안한 향상을 띠면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 저하에서 나타나 듯 국제자금은 유가 급등 및 미국 경기둔화를 계기로 안정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는 징후도 있어 신흥시장의 유동성을 더욱 제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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