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또 중동전 터지나

  • 입력 2000년 10월 13일 20시 03분


이스라엘인들의 동팔레스타인 지역내 성지순례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항의시위와 이스라엘군의 발포가 제5차 중동전쟁을 재촉하고 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군중시위를 자제시키지 않을 경우 강경조치가 불도가피하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가 국제여론의 압력으로 그 시한을 연기했다. 대화해결의 말미를 둔 것이다. 그러던 중 12일 길을 잘못 찾은 이스라엘 병사 세명이 성난 팔레스타인 군중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군은 즉각 보복공격을 가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 육해공군의 공격을 선전포고로 받아들인다면서 더 이상의 대화노력을 포기한다는 태도다.

그래선지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가장 호전적 그룹인 하마스의 조직원 수십명을 그동안 감금시켰던 교도소에서 풀어주었다. 이런 호전그룹이 활동을 재개할 경우 중동사태가 지금의 국지전에서 전면전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거기다 오는 21일부터 아랍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회의는 말할 것도 없이 아랍 민족주의와 공동운명체를 강조하는 자리다. 여기서 아랍권내 친서방국인 이집트와 요르단도 전쟁불사를 선언할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대두되고 있다.

또 아랍권인 예멘의 아덴항에서 재급유를 받기위해 정박중이던 미해군 구축함 콜호가 정체불명의 고무보트에 의한 자살특공대식 공격으로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콜호는 이라크에 대한 해상봉쇄 작전에 합류하기 위해 걸프해역으로 가던 중이어서 이 역시 아랍권의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

중동은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인 원유 공급지로서 그 지역안보가 흔들릴 경우 세계경제가 불안해진다. 그런 특수성 때문에 중동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세계열강들과 유엔이 나서서 중재해 일시 타결됐다가 다시 도지곤 하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도 수입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중요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어 지리적으로 불리하다지만 군사력으로 보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강자가 분명할 때 평화란 그 강자가 자제하면 보장된다. 이점에서 이스라엘과 긴밀한 우방인 미국과 유엔이 강력히 중재해야 할 것이다. 세계평화는 끊임없이 도전받지만 한 순간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인류공동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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