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통신]"女수구장 왜 관중이 많을까?"

  • 입력 2000년 9월 19일 19시 14분


28개 올림픽종목 중 관중이 많이 몰리기로 수구도 빠지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여자 수구경기가 열리는 라이드수영장은 단연 인기 최고.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수구에서 경기 이외의 ‘볼거리’가 종종 제공되기 때문.

경기가 격렬하다 보니 여자선수들의 수영복이 벗겨지거나 찢어져 가슴이 훤히 다 보이는 토플리스 차림이 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 때문.

수구는 7명씩 한 팀을 이뤄 핸드볼과 같이 손으로 공을 상대 골문에 넣는 경기. 35초만에 공격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 몸싸움이 격렬하다.

원피스형의 얇은 수영복이 볼다툼 와중에 찢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16일 호주와 러시아의 경기가 대표적인 케이스. 양 팀 선수 중 통틀어 10명의 수영복이 찢어졌다. 가슴이 드러난 것에 대해 유럽선수들은 대범하게 몇 분 동안 그대로 버틴다.

반면 호주와 미국선수들은 수영복이 찢어지면 즉시 경기장 가장자리로 헤엄쳐가 수영복을 갈아입었다. 그러나 수차례 누드모델로 나섰던 호주의 골키퍼 리즈 위케스는 “노출이 돼도 개의치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나홀로 경기 기니 수영선수에 박수

“코치가 무조건 물에 들어가라고 해서 억지로 들어갔다. 그리고 물에 빠져 죽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헤엄을 쳤다.”

19일 시드니 올림픽수영장에서 벌어진 자유형 남자 100m 예선 1조 경기. 적도기니에서 온 에릭 무삼바니(22)가 홀로 얼굴을 꼿꼿이 세운 채 필사적으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영법은 이른바 개헤엄. 그러나 1만7000여관중은 모두 일어나 뜨거운 박수로 그를 끝까지 응원했다.

무삼바니의 이날 기록은 1분52초72. 준결승에서 호헨반트가 세운 세계신기록 47초84의 무려 두배가 넘는다.

어린 시절 악어가 득실거리는 강에서 헤엄을 배운 무삼바니가 정식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부터. 연습도 20m수영장에서 했고 50m 이상을 수영해보긴 생애 처음이다. 무삼바니는 코치가 선수입장식에서 국기를 들기만 하면 된다는 유혹에 넘어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집에선 그가 뭘 하러 시드니에 갔는지도 모를 정도.

사실 예선 1조는 국제수영연맹(FINA)이 수영불모지인 아프리카 적도기니, 나이지리아, 타지키스탄 선수들을 초청해서 연 일종의 특별 이벤트. 그러나 정작 경기는 적도기니에서 온 무삼바니 혼자뿐이었다. 나머지 둘이 출발신호 전 물에 뛰어들어 실격했기 때문.

<전창기자>jeon@donga.com

스타들 "특급호텔보다 선수촌이 더 좋아"

'특급호텔보다 올림픽 선수촌이 더 좋아?'

세계 어느 곳을 가든 ‘귀빈 대접’을 받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

그들은 올림픽에서도 규제가 심하고 잠자리가 불편한 선수촌 대신 편안한 개인 숙소를 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미국 농구 ‘드림팀’을 비롯한 유명 선수들이 선수촌 입촌을 거부하고 고급 호텔에 투숙해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이미 예약을 마친 특급 호텔을 거부하고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슈퍼 스타가 ‘화제’로 떠올랐다. 미국의 여자 테니스 선수 린제이 데이븐포트와 모니카 셀레스, 호주 테니스 대표 패트릭 라프터와 마크 필리포시스, 성화 점화자인 호주 육상 선수 캐시 프리먼 등이 바로 그들이다. 미국 선수단 샌디 볼드윈 단장은 “모니카와 린제이가 호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입촌을 환영했다.

그렇다면 호텔과 비교하면 선수촌의 시설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 한국선수는 “전화와 TV가 없는데다, 좁은 2층 침대에서 생활해야하는 선수촌 시설에 불만이 없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호주 육상 대표인 카일 밴더컵과 패트릭 존슨은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선수촌을 빠져나와 인근 호텔에 여장을 풀어 대조를 이뤘다.

<시드니〓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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