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미국 증시의 반도체종목 동향이 최대 변수

  • 입력 2000년 9월 7일 17시 20분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동향에 종합주가지수 향방이 좌우되는 형편이 됐다. 미국의 반도체주 급락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체력이 약해진 국내 증시는 쉽사리 투자심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8일 증시도 미국 증시와 선물시장 동향에 따라 출렁거릴 것으로 보여 추석을 마음 편히 보내려는 투자자는 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동향이 가장 큰 변수

8일 국내 증시는 7일밤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동향과 프로그램 매물 규모가 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증시에서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0%이상 빠진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대비 1만8000원 하락한 23만9500원으로 떨어지고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1000억원규모나 쏟아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20.32포인트 하락해 656.37로 마감됐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를 50만주가까이 매도하고 현대전자도 100만주이상 팔아치운 것을 파악됐다.

미국의 반도체주 급락이 국내 증시에 충격파를 주면서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마이크로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반도체주의 향방에 따라 삼성전자주의 추가 매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미국 증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미국의 DLJ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이 반도체주의 급락을 촉발시켰지만 메릴린치등 미국의 다른 5개 증권사는 이에 반박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옹호하는 투자의견을 내놨다"며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6700억원정도가 남아있는 매수차익거래잔고는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만기일)를 영업일로 하루 남겨놓은 8일에도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증시에서는 선물가가 저평가된 백워데이션 상태로 장이 출발하면서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1000억원규모나 나왔다. 7일 선물시장은 선물가와 현물가간 차이인 베이시스와 괴리율이 모두 플러스로 끝나 8일은 일단 초장부터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만기일을 하루 남겨두었음에도 매수차익 잔고가 너무 많아 어느정도나 소화될지 주목된다.

◆코스닥은 100포인트 붕괴후의 반등 강도에 주목

거래소시장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코스닥시장이 7일 5.42포인트나 빠지며 101.99로 마감, 100포인트 붕괴를 눈앞에 두게 됐다.

코스닥시장의 급락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기술주들이 대거 하락한데 따른 영향이었다.

장세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8일 코스닥지수의 100 붕괴를 당연시 여기는 가운데 반등세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증권 김효원 코스닥팀장은 "만성적인 수급 문제등으로 코스닥이 자생력을 상실해 그동안 낙폭이 컸음에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8일도 거래소가 약세를 보이면 동조세를 보이며 100포인트가 깨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팀장은 100포인트 붕괴후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규모에 따라 지수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진단했다. 개인들이 코스닥에서 희망을 잃고 투매에 나설 경우 당분간 2자리수가 지속되다가 반등을 나타나겠지만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기술적 반등이 빨리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임 연구원은 "지난 98년8월 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가 277포인트로 저점을 찍을 때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붕괴에 대한 공포감등으로 증시를 떠났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사기 시작했다"며 "최근 투신권이 코스닥에서 꾸준히 순매수를 보이는 것은 코스닥이 바닥임을 보여주는 한 증거"라고 밝혔다.

다만 바닥이 확인되더라도 반등이 'V'형으로 크게 나타나지 않고 횡보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투자자들의 고민이 있다. 거래소가 침체된 상황에서 코스닥의 '나 홀로' 반등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거래소의 안정이 코스닥에도 투자 심리를 호전시키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틈새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모습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7일 증시의 특징으로 보험사들이 1160억원어치나 순매수한 점을 들었다.

투자여력이 없는 투신권이 최근 코스닥에서만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1000억원이상 사들인 것은 기관들이 현 지수선을 저점 매수 시기를 보고 있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또 어려운 장세지만 SK, LG전자, 국민은행등 일부 옐로칩 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가 멈춰진다면 650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하며 하락세가 꺽일 것이라는 것이다.

코스닥도 사정은 마찬가지.100포인트가 무너진 후 기술적이나마 반등이 나타난다면 낙폭이 큰 지수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기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신한증권 김팀장은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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