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임 험프리 영국대사]제3국 건설분야 진출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03분


“6개월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지만 아직 수박 겉핥기에 불과합니다.” 지난달 30일 부임한 찰스 험프리(53) 영국대사는 4일 인터뷰에서 또렷한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73년 일본에 근무할 때 잠깐 한국을 방문했지만 이번에 와서 한국이 엄청나게 발전한 것을 실감했다”며 “다음주 전라도 지방의 사찰을 둘러보는 등 틈나는 대로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험프리 대사는 밝혔다. 그는 71년 주일대사관 근무를 시작으로 21년간 일본과 터키에서만 근무한 영국 교부 내 최고의 아시아 경제통.

7월 호주와 북한 수교를 시작으로 영연방국가들이 북한과 수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북한과의 수교는 핵개발 포기와 인권상황 개선 등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하지만 영국은 지난달 김일성대학에 영어교수를 파견하는 등 민간차원의 교류를 계속 확대할 뜻임을 밝혔다. 특히 그는 “95년 평양에서 북한과 영국간 첫 당국 회담이 열린 이후 최근까지 여러차례 접촉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영관계에 대해 “올 상반기 양국 교역량이 전년대비 평균 21%나 증가하는 등 경제분야의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교역과 투자분야의 협력에 이어 양국이 건설업분야 등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국에 진출하는 문제를 다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보대사 및 세일즈 대사를 자처한 그는 “앞으로 한국과 영국의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달려 있다”며 “영국에서는 한국 여행객과 유학생이 최고의 환영을 받고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그는 전임 스티븐 브라운대사가 그랬던 것처럼 자동차 경주에 참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나는 교통사고를 안내고 천천히 운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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