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은 6·25전쟁 당시 연인원 160여만명이 참전해 5만4000여명의 전사자와 10만3000여명의 부상자 등 총 15만8000여명의 고귀한 희생을 감내하며 우리나라를 구해 주었다. 현재도 한미 공동의 작전권 행사로 한반도 전쟁 억제를 비롯하여 경제발전에의 기여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의 안정적 역할기대 등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전쟁억제력으로, 현재 남북한간의 엄청난 군사력 격차(25%)를 메워주는 것은 주한미군 전력이다.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미 제2보병사단과 함께 F16, A10 등 최신의 전술기로 공군 전체 전력의 약 30% 정도를 지원해주는 미7공군, 그리고 군사 인공위성과 U2기 등 각종 첨단장비에 의한 정보수집 및 경보기능 등을 제공해주고 있어 북한의 대남전쟁 도발 억제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자동 개입하게 될 증원전력의 규모도 지상군 2개 군단, 5개 항모전투단, 2개 해병기동군, 공군 32개 대대 등 총 병력 64만3000명과 핵 우산제공을 포함한 막강한 전력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은 안보비용 절감과 경제발전에의 기여를 들 수 있다. 주한미군의 기지사용이나 연합방위증강사업(CDIP)에 의해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연간 3억달러 정도의 지원금 등을 문제삼아 도시발전과 국가경제에 큰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향후 5년간 매년 투자비 32억달러, 유지비 20억달러 등 총 260억달러를 투입해야만 대체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3조8000억원으로 2년 이상의 총 국방예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같은 안보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미군 주둔으로 인한 한국인 근로자 고용, 소비지출 등 부수적 경제효과도 수십억달러에 이른다. 끝으로 한반도 통일과정에서의 안정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사실 정부가 추진하는 햇볕정책이나 남북 화해 협력도 튼튼한 안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안보의 기조가 바로 한미 연합전력에 의한 완벽한 국방태세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남북관계가 진전될수록 주한미군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남북통일 이후에도 동북아 세력 균형을 위한 다자간 안보협력기구 구축 차원에서 주한미군은 계속 존속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 모두는 역사적 사실과 현실을 직시해 어떤 것이 국익에 보탬이 되고 안되는가를 분별할 줄 아는 혜안을 가지고 주한미군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상훈(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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