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상장회사 80% 시가총액 청산가치 이하로 저평가

  • 입력 2000년 8월 7일 18시 37분


상장회사 10개 중 8개 이상은 시가총액(주식수×주가)이 청산가치에도 못미칠 정도로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7일 1·4분기(1∼3월) 보고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475개사를 분석한 결과 8월4일 현재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보다 적은 회사가 394개사(82.9%)였다고 밝혔다.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를 밑도는 이들 394개사의 평균 시가총액 규모는 평균 순자산가치의 46.26%에 불과했다.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보다 적다는 것은 만약 그 회사의 주식을 모두 사들인 뒤 청산절차를 밟더라도 돈이 남는다는 뜻. 그만큼 주가가 싸다는 의미다.

한편 사내에 유보한 잉여금(이익잉여금+자본잉여금)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기업은 306개사였다. 이중 자사주 취득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이익잉여금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회사만해도 태광산업 등 117개사에 달했다.

올들어 250여개사가 자사주의 주가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주를 취득했으나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 띄우기 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475개사의 올 3월말 현재 총잉여금은 작년 말 143조원보다 13.4% 증가한 약 162조원이었다.

거래소는 “올 1·4분기 순이익이 작년의 연간순이익 14조8000억원보다 많은 16조원에 이르면서 잉여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주가는 연초보다 32.9% 떨어져 상장기업 주가의 저평가 정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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