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풍림아파트/교통난에 “창살없는 감옥”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마을’ 풍림아파트에 사는 최인식(崔仁植·45)씨는 출근하기 위해 집에서 나와 승용차를 탈 때면 짜증부터 난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인천시내나 서울방면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비좁은 왕복 2차로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이 도로는 주민들의 차량이 한데 몰리면서 불과 4㎞를 빠져나가는데 40분 이상 걸리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풍림아파트단지에서 외부로 통하는 길이 너무 부족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997년 5월 분양돼 올 3월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에는 현재 12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수도권의 유명 관광지인 소래포구에서 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 아파트 단지는 시내로 통하는 길이 논현사거리∼소래포구를 잇는 왕복 2차로 하나 뿐. 평일에도 포구를 찾는 차량들이 붐비고 주말에는 드나들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 체증이 심하다. 주민들은 “분양 당시에는 아파트 단지 뒤쪽에서 남동구의 중심인 구청 쪽으로 왕복 6차로 도로가 99년 말까지 뚫리고 주변에 폭 10∼15m의 도로도 두세곳 놓인다고 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6차로 건설계획은 현재 인천시에서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이고 그것도 공사가 힘든 연약지반이 많은데다 보상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기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 특히 근처에 학교가 없다보니 어린 아이들이 좁고 위험한 소래길을 걸어 3㎞나 떨어진 논현초등학교까지 다녀야 한다. 부녀회장 문명인(文明仁·37)씨는 “주부들이 시내로 나가 쇼핑을 하고 싶어도 교통이 막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곳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결국 건설업체와 구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하고 소송을 준비중이다. 남동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추진중인 왕복 6차로 도로 옆에 내년 3월까지 왕복 2차로의 임시도로를 만들어 주민 불편을 덜어 주겠다”고 밝혔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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