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천~남포 8년운항 김언동 한성선박 이사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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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분단의 역사를 뛰어넘어 화해의 시대를 맞게 된 데에는 평생을 물에서만 살아온 한 뱃사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한성선박의 김언동(金彦東)이사.

대북 경협이 미미하게나마 진행되던 92년 그는 북한과의 교류에 나섰다. 회사일각에서는 말렸지만 소신을 갖고 설득해 나갔다. 언젠가는 남북간에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는 신명을 갖고 사업을 벌인 것이다.

6, 7개사가 뛰어들었지만 모두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김이사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은 한성선박만이 ‘독점적’으로 북한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93년 4월부터는 한 달에 3, 4차례씩 인천∼남포간 정기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대북 경수로 사업을 위한 건설장비 및 물자교류나 정부의 쌀 비료와 같은 지원물자 등 정부물자 수송을 제외하면 남북간 순수한 민간 물자교류의 대부분을 한성선박이 맡고 있다. 그동안 남북간의 물자교류는 김이사의 고집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이사는 원래 무역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장사는 믿음이라는 철학을 체득했다. 그는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이나 백령도 인근 연평해전 때도 배를 띄웠다. 그 결과 한성선박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에서 가장 믿음직한 ‘공산권 전문 해운회사’로 알려져 있다. 한성선박은 현재 정기항해 30여회를 포함, 연간 200여회 북한과 남한, 제3국을 잇는 운항을 하고 있다. 김이사는 이문을 노려 한 일이라며 자신이 남북교역의 공로자로 알려지는 게 쑥스럽다고 인터뷰를 사절했다. 나이는 물론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았다. 그의 꿈은 남북이 빨리 통일되는 것.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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