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Living]거리 누비는 '죄수복 패션'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34분


도시의 패션계는 때로 영감을 얻기 위해 범죄자들의 세계를 깊이 탐구했다. 그런데 이제 패션은 거리의 갱들이나 마피아 조직원들을 넘어 감옥을 들여다보고 있다.

죄수 스타일은 최근 도처에서 눈에 띈다.

첼시아의 유명 나이트클럽인 센트로 플라이의 종업원들이 입고 있는 오렌지색 점프수트는 교도소에 판매되는 죄수복과 거의 흡사하고, 힙합 잡지인 ‘더 소스(The Source)’의 6월호 표지에서는 랩 가수인 매스터 P가 죄수들이 입는 데님으로 된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또한 브루클린의 풀튼 쇼핑센터에서 파란색이나 초록색 유니폼 바지와 소매 없는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갱들이 즐기는 스카프를 두른 채 돌아다니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도 카운티 감옥에 갇힌 범죄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갱들과 감옥의 문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같은 브랜드 의류에도 포함되어 있다. 한 인기 있는 스포츠 셔츠 브랜드는 빨간색 배경에 양키스 팀의 로고를 새긴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푸부가 내놓은 셔츠에는 05라는 숫자가 강조되어 있다. 양키스 팀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그러나 빨간색은 조직원이 2000명으로 추정되는 갱단 블러드의 색깔이다. 05라는 숫자 역시 블러드에게 상징적인 숫자이다.

푸부의 데이먼드 존 사장은 자신들이 이런 상징을 이용한 것은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숨겨진 의미 때문에 “우리가 디자인에 제한을 가한다면, 아무런 무늬가 없는 노란색 옷밖에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죄자 스타일이 그저 섹시하고 근사하기 때문에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도시 패션의류를 취급하는 PNB 네이션의 샤라 맥헤일-그리니지 부사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인 70년대에 갱스타일은 빈민가 슈퍼스타의 패션이었다면서 “그런 옷을 입으면 내가 섹시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style/0613009inmate-fash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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