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순매도 전환 외국인 움직임 관심

  • 입력 2000년 6월 14일 16시 55분


최근 장세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소폭이나마 10일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앞으로 외국인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14일 거래소시장에서 2,338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2,416억원 어치를 내다팔아 7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이후 9일 연속(거래일 기준) 모두 2조3,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해오다 마침내 소폭이지만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3일 연속 모두 42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최근 대규모 순매수세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돼 금리에 민감한 글로벌 뮤추얼펀드가 국내에 대거 유입되면서 비롯됐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주 소매 매출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미국의 주요 경기 지표 발표가 임박한 데다 국내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최근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동규 한빛투신운용 이사는 "외국인들이 급격히 팔자로 전환할 가능성은 적지만 잠재적 악재인 기업 유동성 위기가 진전될 경우 저가 매수분에 대해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증권 관계자도 "외국인 매수세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지수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외국인들의 관망세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계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삼성전자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다고 한 만큼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종목에 대한 매수세는 강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장세를 지켜주는 듯한 취약한 구도는 문제지만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하락 장세가 우려되는 만큼 해외증시의 흐름과 외국인들의 동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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