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미국증시가 하락한 이유

  • 입력 2000년 6월 7일 09시 12분


나스닥지수 등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6일(현지시각)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79.73포인트, 나스닥지수는 65.39포인트, 에스 앤드 피(S&P)500지수는 9.79포인트씩 각각 떨어졌다.

이날 주요 지수들의 하락은 무엇보다 최근의 급등을 경계한 차익매물 탓이 크다. 장중 내내 큰 폭의 오름세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지수 3,900 돌파를 시도했던 나스닥지수가 폐장 30여분을 채 남겨 두지 않고 밑으로 고꾸라진 것이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

차익매물은 쏟아져 나오는 데, 이를 받아줄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나스닥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나스닥지수는 금리의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약화되고, 기술주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이뤄지면서 지난 주(5월 29∼6월2일) 동안 사상 최고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다우지수는 최근 지수상승을 견인했던 금융주들의 부진으로 비롯됐다. 미국경기의 둔화는 은행의 수익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메릴 린치 증권의 분석자료로 인해 최근 급격한 상승곡선을 타던 금융주들이 큰 폭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는 FRB관계자의 경고성 발언도 지수 하락에 한몫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장인 로버트 패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FRB가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결론짓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했다.

이날의 미국증시를 다시 정리하면 지난 주의 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데 비해 △이들 매물을 받아줄 투자자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금융주에 대한 메릴 린치증권의 부정적인 보고서 △FRB 관계자의 추가 금리인상 암시가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기술주의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전날보다 4.1%나 치솟아 첨단기술주의 반등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9일(금요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쪽에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다음주 미국증시는 또 한번 큰 폭의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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