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미국증시, 느낌이 아주 좋다

  • 입력 2000년 6월 2일 08시 47분


“느낌이 좋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이 2일(미국시작 1일) 새벽 미국증시를 보고 느낀 첫 소감이다.

사실 미국증시의 분위기에 대해 “느낌이 좋다” 혹은 “모양이 좋다”는 평가는 이미 전일부터 나왔었다. 이날 미국의 나스닥지수가 전날의 폭등에 부담을 느껴 떨어졌지만 낙폭이 얼마 안돼 이제 바닥권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됐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 전문가들은 2일 미국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 상승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증시에도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었다.

전문가들의 기대대로 미국증시의 나스닥지수는 181.59포인트(5.34%)나 급등하며 3582.50을 기록, 3,500대를 가볍게 회복했다. 다우지수 역시 이날 129.87포인트가 오른 10652.20을 나타냈으며, 에스 앤드 피(S&P)500지수는 28.21포인트가 상승, 1448.81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14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밑으로 내리 꽂히다 시피한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 이제 주가조정이 이뤄질 만큼 이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 시장 분위기를 한결 밝게 해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특히 주가의 상승커브가 거래량 급증을 동반하고 있는 데 대해 일부 성급한 전문가들은 이제 나스닥지수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이날 나스다시장의 거래량은 총 15억9,657만5,000여주로 거의 16억주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하루 평균 거래량 14억주보다 적잖게 많은 거래량이다.

경제전문 불룸버그통신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첨단기술주의 거품제거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는 성장주가운데 가치가 있는 주와 그렇지 않은 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별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상 우려가 크게 가신 것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소비붐이 크게 줄어들고, 소매판매가 위축되며 기업의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등 인플레 압력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지표들이 잇따라 나온 것이 투자자들의 투자욕구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라는 국가대사를 감안, 오는 8월의 공개시장위원(FOMC)를 끝으로 금리를 더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바닥권 확인이 곧 대세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지 상승추세에 접어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6월말까지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등락을 거듭하며 대세전환(divergence)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오늘 저녁(한국시각) 발표되는 5월중 실업률 통계가 나쁘게 나올 경우 나스닥 등 주요 지수의 폭등세를 진정시킬 공산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업률 통계가 나쁘다는 것은 실업률이 낮게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미국의 실업률은 3.9%로 30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의 경색이 심해, 임금상승 등 인플레 압력을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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