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 폭등' 약효도 잠깐 주가 '와르르'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미국 금리인상 조치로 장중 ‘반짝’ 상승을 보인 국내증시가 하루중 지수변동폭이 30포인트를 넘어설 정도로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1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코스닥시장은 공급물량 압박감으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연중최저치를 기록, 흉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거시 경제변수까지도 안좋을 기미가 보여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

▲변동성 심한 증시▲

이날 하루 지수변동폭이 30포인트이상이나 된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

오전장에 거래소 주가가 강한 오름세를 보인 것은 전날 미국 연방준제도이사회(FRB)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데도 불구,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견조한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재료인 미국 금리인상이 실제 단행되자 불확실성이 소멸됐다는 기대감으로 미국증시와 동반상승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기환(金基煥) 마이다스에셋 상무는 “거래소기업의 경우 1분기 실적호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금융구조조정 우려감과 경상수지 적자예상, 동남아 주변국가들의 금융불안감 등이 겹쳐지면서 투매사태를 연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증시에서는 소로스가 역외선물환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사들였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코스닥, 바닥을 알 수 없다▲

17일 코스닥시장은 오후장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50.03으로 올들어 최저치고 작년 6월 9일(145.21)이후 가장 낮은 수준.

이날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가 매도에 앞장서 개인투자자들이 홀로 버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코스닥시장 급락은 금융 구조조정의 불확실성과 무역수지 불안감 등 지지부진한 거시경제 변수에다 과다한 공급물량이 코스닥 침체의 주원인. 잇따른 신규등록기업과 대규모 유무상증자 물량으로 수급여건이 악화되고 대표 종목들의 1분기 영업실적이 저조도 악재였다.

노근창 신영증권 코스닥팀장은 “반등시도가 차단되는 상황”이라며 바닥을 알 수 없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매크로’ 변수가 안좋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변덕과 코스닥 폭락은 향후 거시경제 변수 흐름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 미 금리상승에 따른 원화환율 절하 우려감과 유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버티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현물 주식시장에서 2000억원어치이상 순매수하면서도 6월물 선물은 매도,오후장 급락세를 부추겼다. 향후 전망은 다소 엇갈리지만 ‘시간이 걸린다’는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매도하고 있다는 신중론이 있지만 지지부진한 게걸음장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 강신우(姜信祐) 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외국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원화약세 우려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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