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DJ, 과외허용 무대응 교육부에 '大怒'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8일 연두업무보고를 한 교육부를 호되게 꾸짖었다. 교육부가 최근의 교육현안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이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문용린(文龍鱗)교육부장관이 업무보고에서 과외허용에 따른 대책을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연히 초미의 관심사인 과외대책이 업무보고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문장관의 입에서 과외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자 어리둥절해 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와서 과외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는데 정부가 그것을 내다보지 못해 고액과외가 판치게 됐다”고 추궁했다.

김대통령은 “법을 보완해서 고액과외를 막겠다고 했지만 16대 원구성도 안됐는데 언제까지 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손놓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법이 될 때까지 놔두면 학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답답한 표정으로 탈세조사나, 자금출처조사를 하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김대통령의 질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방대학 우대방안을 마련하도록 말한 지 오래됐는데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두뇌한국(BK)21을 작년에 굉장히 부르짖었는데 장관이 바뀌었다고 정책이 바뀐 듯한 인상을 주는데 왜 보고를 하지 않느냐. 이전의 정책도 챙기라”고 나무랐다.

김대통령의 높은 언성이 이어지는 동안 문장관의 얼굴은 하얗게 변했다. 이날 김대통령의 질책은 과외허용이 중점정책인 중산층 서민 지원대책을 근본적으로 흔들 우려가 있는데도 교육부가 신속한 대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