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악재와 달러공급우위 간에 힘겨루기

  • 입력 2000년 4월 26일 17시 01분


현대그룹 악재에 따른 주가하락과 무역수지적자로 오전장에서 상승반전하던 달러화가 예상치 못했던 아남반도체의 매물을 맞으며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혼조를 보였다.

26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종가보다 40전 높은 1,108.70에 개장한뒤 약보합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1,107.6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개장초 강세출발하던 주가가 현대그룹 악재로 급락반전하고 4월무역수지가 1월에 이어 또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1,109.70까지 상승한뒤 1,109.10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1,109.00에 오후장 거래를 재개한 달러화는 삼성선물을 통해 美ATI社의 아남반도체 신주인수자금 1억5천만달러가 달러선물시장을 통해 집중출회되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재경부가 아남반도체 달러매물출회 중단을 지시하고 달러매수개입을 강화하자 1,108원 밑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1,108.1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는 달러매수개입이 약 1억5천만달러정도 단행됐고 역외매수세(약 1억달러)와 숏커버(5천만달러)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LG전자 매물 1억달러에 아남반도체 1억5천만달러 및 여타 월말네고물량이 출회되면서 전체 수급은 공급우위를 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의 시장개입이 하루 기껏 1∼2억달러에 불과하고 매도세를 서둘러 진화하는 모습을 볼때 환율하락세 방어에 있어 약점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서도 "4월들어 1,108원 밑에서 거래가 끝난 것이 딱 한번에 그치는 등 추격매도공세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1,107원대로 숏플레이를 펼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딜러는 "금융불감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수급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진리가 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서는 거래가 다소 활성화되며 현물환이 13억7천5백70만달러, 스왑이 3억1천3백만달러 거래됐다. 27일 기준율은 1,108.50으로 고시된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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