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피해집계]백두대간 '火傷' 복구 수십년 걸린다

  • 입력 2000년 4월 17일 20시 11분


최근 강원 영동과 경북 울진지역의 대형 산불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48배에 달하는 백두대간 산림이 연기로 사라졌다.

또 가옥 등이 불에 타 졸지에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마을회관이나 컨테이너 등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강원도는 강릉 삼척 동해 고성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으며 산림 1만4272㏊와 주택 376가구가 불에 타 이재민 850명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산림피해는 경북 울진지역까지 합칠 경우 1만4622㏊에 이르며 96년 고성지역 산불 피해면적 3762㏊의 약 3.8배에 달한다.

또 이번 산불로 축사 262채가 탔고 가축 1463마리가 폐사했으며 농기계 종자 비닐하우스 육묘상자 등이 불에 타는 등 농사와 관련된 피해도 컸다.

강원도는 17일 해당 시군과 함께 3개 합동조사반을 편성, 20일까지 정확한 피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산림 피해▼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은 삼척시. 여의도 면적의 28배나 되는 8375㏊의 산림이 불에 탔다. 또 고성군은 2439㏊, 강릉시 1108㏊, 동해시 2350㏊ 등의 산림이 피해를 보았다. 경북 울진지역은 350㏊의 산림이 불에 탔다. 산림피해로 인한 송이 재배 농가의 피해도 막대하다. 강원도는 산림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3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산림 피해를 원상태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재민▼

가장 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지역은 강릉시로 159가구 465명이 집을 잃었다.

또 고성군은 70가구에 206명, 삼척시는 54가구에 132명, 동해시는 16가구에 4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현재 13개소의 마을회관(351명)과 120곳의 민가(346명), 임시로 마련된 45개의 컨테이너(153명)에 분산돼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건축물 피해▼

4개 시군에서 주택 376채, 부속사 196채, 축사 66채 등 모두 638채의 건축물이 불에 타거나 붕괴됐다. 지역별로는 고성군에서 주택 등 모두 244채가 불에 탔고 강릉시는 218채, 동해시는 39채, 삼척시는 137채의 피해를 보았다.

▼가축 및 영농 피해▼

전체적으로 소 26마리, 돼지 73마리, 염소 개 사슴 토끼 닭 오리 등 기타 1364마리 등 모두 1463마리의 가축이 불 피해를 당했다. 지역별로는 고성군이 502마리, 강릉시 414마리, 동해시 361마리, 삼척시 186마리 등이다. 영농자재 피해도 엄청나 4개 시군에서 농기계 817대가 소실됐고 종자 7611㎏, 육묘상자 6만2050개, 비료 3709부대, 비닐하우스 31동 등이 불길에 사라졌다. 또 과수 9270평, 마을 150평, 고추묘 7600포기 등의 피해가 났다.

<춘천·강릉〓최창순·경인수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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