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내친구]단학으로 '건강설계' 건축가 이기환씨

건축설계사무소로 유명한 ‘공간 ENG’의 이기환 대표이사(61).

건축가로서 수십년 동안 멋진 건물을 설계해 온 그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설계하는데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경복고 재학시절에는 체조 선수로 활약하는 등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고 일에만 몰두해 왔던 것.

그런 그에게 건강 적신호가 켜진 것은 불과 2년 전.

고혈압 증세를 보이더니 나중에는 전립선염까지 겹치면서 몸에 큰 이상이 생겼다.

이런 저런 치료를 다해 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이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가 희망의 빛을 찾은 것은 대학 동기생인 임병국씨의 권유로 단학을 접하면서부터.

친구 권유로 회사 근처 안국동의 단학선원의 문을 두드렸고 처음에는 “이게 무슨 운동효과가 있을까” 싶었던 단학을 배우면서 차츰 활력을 되찾고 있다.

“그저 단전호흡이 단학의 전부인줄 잘못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단학의 수련 과정을 배우다보니 체조 선수를 했던 나도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로 힘든 운동이었습니다.”

이이사는 “스포츠가 생활화되어 있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도 제대로 운동을 못해봤는데 이제야 운동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학을 시작한 지는 약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몸이 가뿐해지고 전립선염으로 소변보기가 어려웠던 점이 많이 나아졌다.

친구 임병국씨도 고혈압으로 고생을 했지만 단학을 오랫동안 연마하면서 요즘은 혈압강하제 복용도 끊을 정도로 몸이 좋아지는 등 주변에서 건강과 활력을 찾는 사람을 많이 보고 있다.

“아버님도 치매로 고생하셨고 고등학교 동기들 중에서도 벌써 9명이나 저 세상 사람이 됐다”는 이 이사는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단학에 대해 알았더라면 서슴없이 단학을 해보라고 권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사는 요즘 출근하기 전인 6시30분 선원에 도착해 1시간 동안 신체단련과 정신훈련을 받고 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집사람과도 함께 단학을 할 예정”이라는 이이사는 ‘잃었던 건강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인생 설계도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단학은…▼

단학수련은 ‘뇌호흡’으로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단전호흡을 단학수련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단학수련의 기본 과정은 도인체조, 지감수련, 단전호흡, 단학행공, 단무, 단공, 운기심공 등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뇌에 기를 불어넣어 뇌의 에너지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뇌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수련법인 뇌호흡이 단학수련의 정수로 꼽힌다. 단학수련은 신라시대 화랑도의 고유한 체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학선원 본부의 고영민 홍보팀장은 “인간의 기라는 것은 힘과 에너지를 뜻하며 단학은 인간의 기를 고양시키고 심신을 단련하는 것”이라며 “건강과 질병의 유무에 따라 여러 가지 단계의 수련법이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단학수련은 국내에만 300개의 단학선원과 미국 일본 등 해외에 50개의 지원이 있다. 연락처 080-556-0001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