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리포트]의정부 경기2청사 출범 한달째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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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부족한건지, 아직 업무 인수인계가 안된건지 아무리 전화를 해도 담당자가 없는 거예요. 경기 북부 청사 개청에 기대가 컸는데….”

경기 남양주시에서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39)는 중소기업 운영자금 대출 절차를 문의하기 위해 최근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 제 2청사에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헛수고였다. 결국은 수원에 있는 도청에 문의해야 했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을 관할하는 경기도 제 2청사가 개청(2월25일)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직원이 부족한데다 업무 인수인계도 늦어져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무 혼선〓제 2청사는 수원 도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민원업무를 처리하게 돼있다. 제 2청사에서 처리하는 업무는 3392건으로 도청업무의 86%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구와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당초 제 2청사 조직을 7국 23과 577명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행정자치부는 기존 북부출장소 조직(4국12과 207명)에서 85명을 늘린 6실국 19과 292명만 인정했다.

그나마 제대로 인력 충원이 안된 상태. 85명의 증원인력 중 51명은 이달 들어서야 인사발령을 받았고 아직도 5급 4개 자리를 비롯해 34개 자리는 결원 상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야근을 밥먹듯 하며 일에 매달리고 있지만 업무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하고 있을 만큼 일손이 모자란다.

건설주택과의 경우 265건의 업무를 넘겨받았지만 관련 서류가 1t트럭 3∼4대 분량에 이르는데다 다음달 사무실 이전 등이 예정돼 있어 기본적인 현황 자료의 30% 가량만 도청에서 받아 왔다.

더구나 신규 전입 직원들이 아직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무실 혼동〓청사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서둘러 개청하는 바람에 현재 19개과중 15개과는 의정부시 호원동 옛 북부출장소에 있고 나머지 여성복지과 가정청소년과 기업지원과 축산산림과는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인 의정부동 청소년회관에 있다. 때문에 이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민원인들은 두 번 걸음 하기 일쑤다.

27일 ‘모자(母子)가정’에 대한 지원문제를 상담하러 제 2청사를 찾았던 유모씨(33·여·구리시 수택동)는 “호원동 옛 출장소 건물로 찾아갔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의정부동으로 가야했다”고 말했다.

제 2청사는 다음달 10일경 사무실 전체가 의정부동 삼성생명빌딩으로 이전할 계획. 2002년초에는 금오동 택지개발지구내에 짓고 있는 새 청사로 옮길 예정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초도순시 때 조속한 제 2청사 개청을 지시한 이후 1년도 채 안돼 서둘러 개청하는 바람에 준비가 다소 미흡했다”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업무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도 제 2청사는 경기 북부지역의 의정부 고양 파주시 등 6개시와 가평 연천 등 4개군 225만명의 인구(도 전체의 25%)와 도 전체 면적의 42%인 4297㎢를 관할한다.

<의정부〓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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