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 언어교육도 五感을 자극해야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인간의 뇌는 생후 1년간 아주 빠르게 성장하며 이후 10세 정도까지 자라다가 사춘기가 지나면서 성인뇌 무게인 1300∼1500g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은 10세 정도까지 계속 성숙하기 때문에 이 시기까지의 적절한 자극이 좌우뇌를 발달시키는데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배우는 시기는 언제가 좋은가?

많은 사람들이 왼쪽 측두엽에 언어중추를 가지고 있다. 모국어를 배운 후 외국어를 배울 때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관할하는 언어중추가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듣고 모국어로 번역한 다음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외국어를 모국어와 함께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워 사용한 사람들은 언어중추가 거의 같은 곳에 있기 때문에 외국어를 말하거나 이해할 때 모국어로 다시 바꾸지 않고 자기 모국어처럼 말하거나 이해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외국어를 모국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배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강제적으로 학습시킨다면 어린이의 언어중추가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까닭에 외국어는 물론 모국어까지도 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

언어교육을 시킬 때 똑같은 내용을 너무 강제적으로 단순 반복 교육시키게 되면 뇌에 있는 일부의 회로만이 자극받아 발달한다. 따라서 특정내용을 암기하는 당장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테이프로 계속 같은 글을 읽어주면 아이는 말할 때 글 읽는 식으로 말하게 되며, 같은 내용의 플래쉬카드를 계속 보여주면 오감을 통한 다양한 자극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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