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태양계의 신비를 벗긴다]토성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1997년 10월 토성 탐사 우주선 카시니호가 발사될 때,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케네디 우주센터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카시니호가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사 도중 혹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사람들에게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은 99년 8월에 카시니호가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지구를 스쳐지나갔을 때도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카시니호는 사람들의 항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도 토성을 향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2004년에 토성에 도착할 예정인 카시니호는 토성과 토성의 위성들 사이를 4년간 순항하면서 토성의 고리와 위성들에 대해 지금까지의 그 어떤 연구보다도 광범위한 조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카시니호는 또한 토성에 도착하자마자 탐사선 호이겐스호를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내려보내 스모그 같은 대기 속에 숨겨져 있는 토성의 표면을 조사하도록 할 예정이다. 타이탄은 토성의 18개 위성들 중 가장 크며, 태양계 내의 행성이 아닌 천체 중 유일하게 대기를 갖고 있다. 호이겐스호는 타이탄의 얼어붙은 표면 위에 에탄이나 기타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바다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처음에 카시니호에 핵연료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토성이 태양에서 너무 먼 곳에 있어서 다른 우주 탐사선처럼 태양 전지판을 이용하는 것이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항공우주국은 연료인 플루토늄을 쉽게 깨지지 않는 세라믹 형태로 만든 다음 이것을 다시 로켓 폭발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용기에 넣는 등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주에 있는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이자 환경보호주의자인 데이비드 그린스푼 박사는 우주 탐사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에는 공통점이 많은데 카시니호가 이 두 집단의 사람들을 서로 대립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 가슴 아프다면서 앞으로는 항공우주국이 핵연료를 사용하는 우주선의 지구 근접비행 계획에 대해 일단 유예를 선언하고 이런 우주선의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 좀 더 공개적인 토론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카시니호는 내부에 탑재된 핵 발전기에 의해 동력을 공급받는 외에, 금성과 지구를 스쳐지나가며 두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었고, 올 12월에는 목성의 중력으로부터 다시 힘을 얻을 예정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081799sci-nasa-cassini.html)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