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과학이다]핸드볼 강재원 재활신발로 부활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11분


사람이 걷거나 달리는 데는 206개의 뼈와 660개의 근육이 조화를 이뤄야만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신발 엔지니어’인 스위스의 칼 뮐러는 아프리카 마사이족이 맨발로 하루에 수십㎞를 걸어도 거뜬한 것이 특유의 걸음걸이에 있다는 것에 착안, 94년부터 4년 간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능신발을 개발했다. 이름하여 ‘마사이맨발공법(MBT)’신발.

현대인의 걷거나 달리는 행동은 뛰기와 튀기 동작을 반복, 관절에 무리가 가는 반면 마사이족은 달릴 때 발꿈치부터 내디딘 다음 발가락으로 차오를 때까지 마치 바퀴가 구르는 것처럼 리듬을 타기 때문에 관절의 무리를 덜고 다리근육이 균형적으로 발달했다는 것.

MBT신발은 인위적으로 마사이족의 걷기방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신발바닥을 둥글게 만들고 충격을 완화해주는 특수쿠션을 달았다.

이 신발이 재활에 효과가 있다고 입증한 선수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핸드볼 슈터 강재원(35·스위스 빈터투어).

88서울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으로 89년부터 스위스 프로무대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그는 무릎 반월판수술로 선수생명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97년부터 MBT를 신고 재활운동을 통해 예전의 컨디션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강재원은 “몸의 자세를 바로잡아주고 하체의 근육을 골고루 움직이게 해줘 부상이 없는 최근에도 즐겨 신는다”고 말했다.

신발 깔창을 통해 재활과 경기력 향상을 꾀하는 경우도 있다. 여자농구의 ‘오토바이’ 김지윤(24·국민은행)은 자동차로 치자면 급출발과 급정거를 잘해야하는 포인트가드를 맡아 항상 발 앞쪽에 중심이 서있다.

그 결과 발가락 아래 근육에 염증이 생겨 걷기조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지만 힘 집중을 분산시켜주는 특수 깔창을 사용한 다음부터는 코트에서 펄펄 날고 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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