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 새별 황문용, 3점슛 성공률 선두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왜 꾸벅꾸벅 조는 거야.”

“외국에 나온 게 처음이라서요.”

프로농구 명문팀 기아엔터프라이즈의 새별 황문용(24).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시된 기아의 전지훈련기간에 황문용은 놀림감이 됐다.

해외에 나온 게 처음인데다 시차에 적응이 안돼 훈련 때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맸던 것. 그러나 그는 코칭스태프에게 어지간히 혼이 나면서도 악착같이 훈련에 매달렸다. 그런 그를 보고 박수교감독은 “크게 될 선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20일 열린 기아―SK나이츠전.

주전포워드 김영만이 부상으로 당분간 뛰기가 힘든 가운데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SK를 만난 기아가 예상을 뒤엎고 20점차의 대승을 거둔 원동력은 황문용의 활약.

이날 황문용은 3점슛을 무려 5개나 꽂아넣으며 18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팀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현대와 삼보에 일격을 당해 중위권으로 처졌던 기아는 이날 승리로 3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대경상고와 건국대를 거치며 단 한번도 해외여행을 못했을 정도로 무명 생활을 했던 황문용은 지난 시즌 기아 유니폼을 입으면서 ‘환골탈태’했다.

평소 가장 존경하는 선배였던 ‘어시스트 귀재’ 강동희의 기술을 곁눈질로 배우면서 드리블과 속공 능력이 부쩍 늘었고 슈팅도 정확해졌다.

주전들이 잇따라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빠지면서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이번 시즌들어 17개의 3점슛을 던져 8개를 성공시켜 3점슛 성공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m92, 88㎏의 듬직한 체구. 별명도 ‘돌쇠’다.

그는 “김영만 선배가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할 때까지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겠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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