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11월 16일 18시 21분


M15 버스의 앞 좌석에 앉아 2번로를 따라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내 앞에 앉아 있던 연로한 할머니와 여자 운전사가 스페인말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운전사는 한 버스 정류장에 차를 세우더니 운전석에서 일어나 할머니 곁으로 다가갔다. 나는 물론 다른 승객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유심히 운전사를 지켜보았다. 운전사는 승객들을 향해 미소를 한번 짓고는 할머니 앞에 허리를 굽히고 앉아 풀어진 할머니의 운동화 끈을 고쳐 매어 주었다. 몇 정거장을 더 간 할머니는 조심조심 버스에서 내리면서 “그라시아, 그라시아(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승객들 모두가 흐뭇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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